![]() |
| 올해 4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지출한 금액이 역대 최대인 1조3천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된 9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촬영을 하며 추억을 남기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한국이 외국인들에게 ‘가성비 여행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원화 약세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빠르게 늘면서 올해 방한 관광객 수가 사상 처음으로 2200만명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0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국제관광시장 전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방한 관광객은 474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6% 증가했다. 1~4월 누적 방문객은 677만명으로 집계돼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4월 기준 국적별로는 중국(44만명)이 가장 많았고 일본(23만명), 대만(15만명), 미국(13만명)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대만 관광객은 전년 대비 34.4% 늘어 주요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관광객 급증의 핵심 배경은 원화 약세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넘어서면서 원화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원화 가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
원화 가치가 낮아지면서 외국인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숙박과 식사, 쇼핑에 드는 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든 셈이다. 여기에 BTS 복귀 공연 등 K-콘텐츠 관련 이벤트도 방한 수요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비 규모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커졌다. 지난 4월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카드 사용액은 1조15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5% 증가했다. 월간 외국인 카드 사용액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소비 분야에서는 쇼핑이 전체의 45.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의료(24.8%), 식음료(13.1%), 숙박(11%) 순으로 나타났다. 과거 면세점 중심이던 소비 패턴은 최근 중저가 뷰티 제품과 식품, 백화점, 명품 소비 등으로 확대되면서 소비 영역 자체가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 잡은 올리브영의 올해 1~5월 외국인 오프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해 같은 기간 방한 관광객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안국역점과 광장시장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각각 80%, 81%에 달했다.
다이소 역시 외국인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명동역점의 외국인 카드 결제액은 2023년 130% 증가한 데 이어 2024년 50%, 2025년 60% 늘었으며 올해 1~3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했다.
명품 소비도 증가세다. 올해 1분기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 3사는 모두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 사업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4% 증가한 7409억원을 기록했고, 롯데백화점(8723억원)과 현대백화점(6325억원)도 각각 8.2%, 7.4% 늘었다. 3사의 1분기 명품 매출은 28~30%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한국의 ‘가성비’를 체감했다는 외국인들의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멜버른에 거주하는 20대 K팝 팬은 “한국에서 물건을 사보니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합리적이었다”며 “이제는 다른 곳에서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하는 것이 아깝게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필요한 물건을 미리 사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태국의 한 이용자도 “지금 한국 원화가 정말 싸다. 지금 한국을 찾는 사람들은 최고의 환율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쇼핑이든 뭐든 전부 훨씬 저렴하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