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3분기 전기요금 동결 유력, 오는 21일 발표…중동전쟁·고환율에 한전 부담은 가중

원료비 상승에 한전 적자선 SMP ㎾h당 150원대 돌파
환율 10원 오를 때마다 한전 영업이익 3000억원 악화


서울 시내의 건물 외벽에 설치된 전기계량기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다음 달부터 적용되는 올해 3분기(7~9월) 전기요금이 현재 수준으로 동결될 전망이다. 한국전력의 부채가 200조원을 웃돌고 중동전쟁 여파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불안정한 상황이지만, 여름철 냉방 수요 증가에 따른 서민·소상공인 부담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11일 전력당국에 따르면 한전은 오는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현행과 같은 ㎾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공고할 예정이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 조정단가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연료비 조정단가는 직전 3개월간 유연탄·액화천연가스(LNG)·브렌트유 등의 평균 가격을 반영해 ㎾h당 ±5원 범위에서 결정된다.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던 2022년 3분기 이후 현재까지 연료비 변동과 관계없이 최대치인 +5원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월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전기는 한전이 독점 공급하는 구조인 만큼 정부가 사실상 100% 책임을 지고 있다”며 “전기요금은 웬만하면 지금 수준을 유지하려고 한다”고 당분간 요금 동결을 시사한 바 있다.

다만 정부의 동결 기조에도 전기요금 인상 압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연료비가 상승하면서 시간대별 전력도매가격(SMP·계통한계가격)이 ㎾h당 150원대를 돌파했다. SMP는 발전사가 생산한 전력을 한전에 판매할 때 적용하는 가격으로, 발전 연료비 변동에 직접 영향을 받는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5시 기준 육지 SMP는 152.67원/㎾h를 기록했다. 한전 수익성이 악화되는 분기점으로 여겨지는 150원선을 넘어선 것이다. 정부는 연평균 SMP가 146원 수준에 도달하면 한전이 적자로 전환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들어 SMP 상승세도 가파르다. 월평균 SMP는 지난해 12월 90.43원/㎾h에서 올해 1월 103.54원, 2월 108.52원, 3월 110.03원, 4월 118.94원, 5월 121.91원으로 매달 상승세다. 시간대별 가격은 이미 150원을 넘어선 만큼 6월 평균 SMP 역시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SMP 급등의 배경에는 LNG 가격 상승이 있다.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6월 발전용 천연가스 도매요금은 GJ(기가줄)당 1만9379원으로, 전달 대비 7.9% 올랐다. 지난달에도 7.5% 오른 데 이어 두 달 연속 7%대 상승세다.

중동 전쟁이 본격화하기 전인 3월 요금(1만6048원)과 비교하면 20.1% 높은 수준이다. 국제유가와 LNG 가격 급등이 5·6월 도매요금에 차례로 반영되면서 발전 원가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고환율도 악재다. 환율 1500원대 장기화는 LNG 수입 비용을 높이는 동시에 달러 표시 부채의 원화 환산 이자 부담도 늘린다. 한전은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영업이익이 3000억원가량 악화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한전 부채는 206조가량으로 하루 이자 비용만 119억원에 달한다.

산업계에선 요금 동결로 기업들의 산업용 요금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1년 1㎾h당 105.48원에서 올해 1월 190.09원으로 80% 올랐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 2024년 4분기부터 연속 동결이다.

정부는 대신 지난 4월 16일 시행된 ‘계절·시간대별 전기 요금 개편안’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업 부담을 감안해 ‘낮에 비싸고, 밤엔 저렴했던’ 요금 구조를 ‘낮에 싸고, 밤에 비싼’ 구조로 조정했다는 게 핵심이다. 300kW 이상의 전력을 사용하는 ‘산업용’ 소비자 4만여 곳이 대상인데, 기후부는 이 중 97%가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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