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첨단 경제…증시 랠리 주목
‘K-컬처’ 우호도 가장 높아…BTS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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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이사회 본부에서 열린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즐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의 공동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동안 외신들은 한국을 실용주의 외교와 인공지능(AI)·반도체 공급망을 주도하는 핵심 국가이자 문화강국으로으로 재평가했다. 특히 문화 분야는 가장 우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약 1년간(2025년 6월 4일~2026년 5월 4일) 19개국 67개 주요 외신의 한국 관련 기사 6만4827건을 분석한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외신은 정치·외교 분야를 가장 집중적으로 다뤘다. 전체 기사 중 정치·외교 분야 비중이 54.3%로 가장 높았고, 기업·산업(43.1%), 경제(40.4%), 문화(27.8%), 정보기술(IT, 23.9%)이 뒤를 이었다.
외교 분야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외교를 ‘실용주의 외교(pragmatic diplomacy)’로 평가했다. 선거 과정에서 제기됐던 친중·친북 우려와 달리, 실제 국정 운영에서는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유지하면서도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관리하려는 현실주의 노선에 주목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서울은 섬세한 균형 외교를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절제와 실용주의의 외교”, 이코노미스트는 “더욱 균형 잡힌 외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도 “이재명 정부가 대중국 정책에서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외교를 강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 한국을 미·중 전략 경쟁과 공급망 재편의 핵심 중견국으로 집중 조명했다. 정상회의 시기였던 지난해 10월 말~11월 초 보도량은 평균 대비 50% 이상 급증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의 역내 외교적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논평했고, 디플로맷은 “한국은 영향력 있는 중견국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국력 규모 이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의 외교적 좌표 역시 비교적 선명하게 형성됐다. 한-인도, 한-아세안 국가들(베트남·인도네시아·싱가포르)과의 양자 관계는 1년 내내 양방향 +0.5~+1.5의 강한 우호를 유지했고, 한미, 한중, 한일 관계는 최대 +0.5의 우호 수준을 유지했다.
이 같은 외교적 성과는 이 대통령 평가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에 대한 외신의 평가가 가장 우호적이었던 시점은 올해 1월로, 미국·중국·일본과의 정상 외교가 활발하게 진행되던 시기였다. 이 대통령과 관련해 외신이 가장 자주 사용한 묘사는 ‘실용주의 외교 노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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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6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직원들이 코스피 8000선 돌파 기념 사진을 촬영 중이다. [한국거래소 제공] |
경제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반도체 중심의 첨단 제조 경제로 평가하며 주식시장 호황(Korea Rally)을 가장 긍정적인 요인으로 봤다. 이재명 정부의 예상보다 시장 친화적, 실용주의적인 국정 운영에도 주목했다.
포춘은 “아시아가 AI 가치사슬 전체의 근간이며 한국은 그 핵심 제조 기반”이라고 평가했고, 로이터는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아시아 기술 대기업들이 AI 강세장의 새로운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시장 친화 정책이 한국 증시 랠리를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고, CNBC는 “정치적 혼란 이후 투자자 신뢰가회복됐다”고 전했다.
분석 결과 기업·산업, 기술·IT, 경제, 금융 분야는 모두 우호적 논조를 기록했으며, ‘외신이 긍정 보도한 고유명사’ 상위권에도 삼성(3위), 현대차(6위), SK하이닉스(7위) 등 대기업이 다수 포함됐다.
기간별로 보면 올해 4~5월 코스피 급등과 AI, 반도체 주식시장 호황에 대한 외신 보도가 집중됐다. 외신은 한국 증시를 ‘예상보다 훨씬 강한 시장’으로 평가하며, 한국을 첨단 제조·AI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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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탄소년단(BTS)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공연하는 모습 [연합] |
문화 분야는 가장 전체 주제 중 가장 높은 우호도를 보이며 압도적 영향력을 과시했다. 12개월 가운데 10개월 동안 외신의 최다 긍정 현안은 방탄소년단(BTS), 케이팝, 블랙핑크 등 ‘K-콘텐츠’ 관련 보도였다.
정량 분석에서도 BTS는 평균 논조 +1.19로 핵심 고유명사 가운데 가장 우호적인 평가를 받았다. 오스카 2관왕의 역사를 쓴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 등으로 케이팝(+1.12)이 상위권에 올랐으며, 블랙핑크(+1.09), 하이브(+0.66)가 뒤를 이었다.
알자지라는 “BTS는 국가 소프트파워의 대표 사례”라며 “BTS의 대규모 복귀는 문화 산업을 국가 경쟁력으로 육성해 온 한국의 전략이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포린폴리시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대해 “한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고, 타임스오브인디아는 “한국의 문화강국 부상은 세계 영향력의 중심축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의 소프트파워는 관광, 한국어 학습, 소비재 수출, 외교적 존재감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신이 한국을 바라보는 가장 강력한 정체성은 ‘세계 문화 산업 강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디언은 “한국의 영향력은 음악을 넘어 패션, 뷰티, 음식 등 세계인의 라이프스타일까지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CNN은 이러한 현상을 ‘K-에브리싱(K-everything)’으로 명명하며 “한국은 한류를 발판 삼아 신성장동력 확보를 꾀하고 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케이팝과 ‘K-푸드’, ‘K-영화’, ‘K-뷰티’ 산업을 조명하는 4부작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했다.
정치 분야에서는 민주주의 회복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두드러졌다. AP통신은 “한국의 회복력 있는 민주주의는 또 하나의 중대한 시험을 통과했다”고 보도했고, BBC는 “한국 민주주의가 다시 결집했다”고 평가했다. 포린폴리시는 “한국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다만 외신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과 관련 수사, 정치 양극화, 캄보디아 사기 사건, 쿠팡 사태 등을 한국 국가 이미지에 부정적 요인으로 조명했으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와 노동, 산업 안전 문제를 한국의 구조적 약점으로 지적했다.
이번 분석은 대규모언어모델(LLM)과 의미적 유사성 분석(임베딩 기반 군집화), 생성형 인공지능(GPT) 기반 개체 수준 감성분석(ELSA), 의제 연계망(네트워크) 분석 등 다양한 AI 분석 기법을 활용해 외신의 논조와 국가이미지 변화를 종합적으로 측정했다.
공형식 문체부 국민소통실장은 “이번 분석은 한국이 단순한 경제 강국이나 한류의 나라라는 이미지를 벗어나 중요한 ‘글로벌 전략국가’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