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망 24시] “출시만 되면 무조건 삽니다”…제네시스표 스포츠카, 車 마니아들 홀리다

르망서 마그마 GT·GT3 콘셉트 공개
공개 현장 곳곳서 환호 터져
X 그란 컨버터블도 드라이버 퍼레이드 등장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정면 승부
“양산은 아직…시장 반응 관건”


제네시스가 르망 24시간 현장에서 공개한 마그마 GT 콘셉트. 제네시스의 고성능 브랜드 ‘마그마’ 방향성을 담은 2인승 럭셔리 그랜드 투어러 콘셉트 모델이다. [제네시스 제공]


[헤럴드경제(르망)=정경수 기자] 제네시스가 프랑스 르망에서 브랜드가 지향하는 스포츠카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럭셔리카 브랜드로 출발한 제네시스가 이제는 모터스포츠와 고성능차 영역까지 확장하며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정면 승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제네시스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르망 라 사르트 서킷 내 ‘제네시스 호스피탈리티’에서 ‘마그마 GT 콘셉트’와 ‘마그마 GT3 콘셉트’를 공개했다. 현장에서 두 차량이 모습을 드러내자 곳곳에서 환호가 쏟아졌다. 일부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실제로 출시된다면 꼭 사고 싶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아직 두 차량은 콘셉트카 단계다. 실제 양산이나 판매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하지만 이날 현장 반응은 제네시스가 스포츠카 영역에서도 가진 잠재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제네시스가 12일(현지시간) 프랑스 르망 라 사르트 서킷 내 제네시스 호스피탈리티에서 공개한 ‘마그마 GT 콘셉트’. 낮고 넓은 차체 비율과 제네시스 특유의 두 줄 램프, 부풀린 펜더를 통해 브랜드의 고성능 스포츠카 방향성을 보여준다. 정경수 기자


우아함 살린 GT…제네시스식 고급 스포츠카 제시


마그마 GT 콘셉트는 제네시스가 구상하는 2인승 고급 스포츠카다. 장거리 주행에 어울리는 여유로운 성격과 고성능차의 역동성을 조화롭게 담아냈다. 지난해 외관이 먼저 공개된 데 이어 이번 르망 무대에서는 실내 디자인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운전자 중심의 트윈 콕핏 구조와 아날로그 계기, 물리적 조작 요소를 통해 운전자가 차량과 직접 교감하는 감각을 강조했다. 외관은 낮게 깔린 전면부와 얇은 두 줄 램프, 풍부하게 부풀린 펜더, 차체 뒤쪽으로 이어지는 공기흡입구를 통해 고성능차의 성격을 드러낸다. 짙은 그린 메탈릭 외장은 조명에 따라 금빛을 띠며 럭셔리카다운 감성을 더하고, 후면부의 붉은 램프와 디퓨저는 스포츠카의 긴장감을 강조한다.

제네시스가 르망 24시간 현장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마그마 GT3 콘셉트. GT3 기술 규정을 반영해 설계한 레이스카 콘셉트 모델이다. [제네시스 제공]


GT3는 ‘서킷용 야수’…레이스 목적성 전면에


마그마 GT3 콘셉트는 같은 디자인 언어를 레이스 환경에 맞춰 극단적으로 확장한 모델이다. GT3 기술 규정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독자 콘셉트로, 제네시스가 향후 고객 레이싱과 고성능차 생태계까지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네시스가 12일(현지시간) 프랑스 르망 라 사르트 서킷 내 제네시스 호스피탈리티에서 공개한 ‘마그마 GT3 콘셉트’. 대형 리어 윙과 디퓨저, 확장된 펜더와 공력 장치를 통해 GT3 레이스카의 공격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정경수 기자


GT보다 한층 낮고 넓은 차체, 과감하게 확장된 펜더, 대형 프런트 스플리터와 흡·배기 덕트, 고정식 리어 윙, 대형 디퓨저 등이 적용돼 공력 성능과 냉각 효율, 고속 안정성을 높였다. 제네시스의 두 줄 램프는 유지했지만, 전체 인상은 훨씬 날카롭고 공격적이다. 마그마 GT가 도로 위의 우아한 스포츠카라면, GT3 콘셉트는 성능과 효율을 위해 모든 요소를 재구성한 ‘서킷용 야수’에 가깝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최고디자인책임자(CDO) 겸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는 두 모델을 두고 “미녀와 야수”라고 표현했다. 마그마 GT가 제네시스 특유의 우아한 선과 감성적 비율을 앞세운 모델이라면, GT3 콘셉트는 이를 레이스에 맞춰 공격적으로 바꾼 모델이라는 의미다.

제네시스가 12일(현지시간) 프랑스 르망 라 사르트 서킷 내 제네시스 호스피탈리티에서 공개한 ‘마그마 GT3 콘셉트’. 대형 리어 윙과 디퓨저, 확장된 펜더와 공력 장치를 통해 GT3 레이스카의 공격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정경수 기자


양산 관건은 시장 반응…“할인 없이 경쟁력 유지”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마그마 GT와 GT3의 양산 가능성에 대해 “과학적 타당성과 기술적 타당성은 확인했고, 이제 재무적 타당성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GT3는 GT를 개발하는 방향성을 제시한 모델”이라며 “시장과 고객 반응에 따라 개발 방향을 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포지셔닝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무뇨스 사장은 “할인 없이 경쟁력을 유지하고 싶다”며 “북미 시장에서 독일 3사(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를 직접 경쟁 상대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여기에 필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판매만 하는 것은 쉽지만 수익을 내며 판매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라며 “건전한 사업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제네시스 X 그란 컨버터블 콘셉트(미드나잇 틸). 차분한 틸 색상과 타탄 패턴 소재를 적용해 우아한 감성을 강조한 콘셉트 모델이다. [제네시스 제공]


컨버터블도 르망 무대에…럭셔리 감성 확장


제네시스는 르망 무대를 단순한 콘셉트카 공개 장소로만 활용하지 않았다. 르망 시내에서 열린 드라이버 퍼레이드에는 ‘제네시스 X 그란 컨버터블 콘셉트’ 2대도 등장했다. G90 기반의 아키텍처 스터디에 마그마 디자인 감성을 더한 모델로, 레이싱의 에너지와 제네시스식 럭셔리를 동시에 보여줬다.

‘리퀴드 티타늄’ 모델은 마그마 레이싱에서 영감을 받은 외장과 오렌지 계열 내장을 적용해 역동적인 분위기를 강조했다. ‘미드나잇 틸’ 모델은 차분한 색감과 고급 소재를 통해 보다 절제된 럭셔리 감성을 드러냈다. 두 차량은 제네시스 브랜드 앰버서더이자 레이싱 어드바이저인 재키 익스와 리저브 드라이버 제이미 채드윅이 직접 운전해 의미를 더했다.

12일(현지시간) 프랑스 르망 라 사르트 서킷에서 열린 제네시스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서 주요 경영진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테드로스 멩기스테 제네시스북미법인 COO, 피터 크론슈나블 제네시스유럽법인장,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사장 겸 CEO, 이시혁 제네시스사업본부장 전무, 시릴 아비테불 현대모터스포츠법인장 겸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총감독. 정경수 기자


르망은 고성능 시험대…“완주가 첫 목표”


제네시스의 고성능 전략은 르망 24시간 도전과도 맞물려 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GMR-001 하이퍼카로 세계 내구 레이스 무대에 나섰다. 무뇨스 사장은 “르망은 한 바퀴를 가장 빠르게 도는 차가 아니라 24시간 동안 가장 오래, 안정적으로 버티는 차가 경쟁하는 무대”라며 “품질과 내구성, 신뢰성, 안전성을 배우는 데 중요한 기회”라고 말했다.

시릴 아비테불 현대모터스포츠법인장 겸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총감독도 “르망 24시간에서는 완주가 분명한 목표”라며 “첫 진입자들은 모두 어려움을 겪어왔다. 안정성과 집중력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순위를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같은 차량 규정으로 미국 북미 최고 권위의 내구 레이스 시리즈인 IMSA 출전 가능성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GMR-001 하이퍼카가 르망 24시간 데뷔전을 앞두고 공개된 특별 리버리를 적용한 모습. 마그마 오렌지에서 짙은 붉은색으로 이어지는 그라데이션과 한글 ‘마그마’ 레터링이 특징이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제공]


모터스포츠가 판매와 브랜드 인지도에 미치는 효과도 강조됐다. 아비테불 총감독은 “모터스포츠는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 궁극적으로는 가격 결정력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다만 이를 위해서는 트랙에서도 좋은 성적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반응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시혁 제네시스사업본부장 전무는 “이몰라와 스파-프랑코샹에서 시작된 WEC 참가가 국내 모터스포츠 관심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며 “특히 젊은 수요층과 접점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점이 의미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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