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넣고 치우고, 져도 치우고…북중미 월드컵서도 청소하는 일본 팬

[로이터]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일본 축구팬들이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이 끝난 뒤 경기장 청소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15일 일본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F조 1차전에서 네덜란드와 2-2로 비겼다. 후반 43분 가마다 다이치의 동점 골로 패배를 면했다. 경기 종료 직후 일본 팬들은 파란 쓰레기봉투를 나눠 들고 좌석 아래 남겨진 쓰레기를 수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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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이날 ‘2026 월드컵: 일본 팬들은 왜 경기장을 청소하는가’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매체는 이 문화의 역사적·문화적 배경을 집중 분석했다.

ESPN에 따르면 일본 팬들의 경기장 청소가 국제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건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이었다. 일본 첫 월드컵 본선 출전이었던 당시, 팬들이 퇴장 전 경기장을 정리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후 월드컵과 올림픽 등 주요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일본의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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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일본 팬들이 자국팀이 출전하지 않은 카타르-에콰도르 개막전에서도 남아 청소를 했다. 일본이 우승 후보 독일을 2-1로 꺾은 직후에도 팬들은 흥분을 뒤로하고 좌석 주변을 정리하고 나갔다. ESPN은 당시를 “완벽한 손님”이라 표현했고, 미국 폭스스포츠는 “스포츠에서 최고의 전통”이라고 평가했다.

선수단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독일전 직후 일본 선수단은 라커룸을 말끔히 청소하고 책상 위에 “고맙다”는 메모와 종이학을 남겨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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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N은 이 문화의 뿌리를 일본 속담 ‘立つ鳥跡を濁さず’에서 찾았다. 직역하면 ‘떠나는 새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는 뜻으로, 자신이 머문 자리를 원래 상태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는 의미다.

ESPN에 따르면 스콧 노스 오사카대학교 사회학 교수는 2018년 BBC와의 인터뷰에서 “경기 후 청소는 학교에서 교실과 복도를 직접 청소하도록 가르치는 교육의 연장선”이라며 “어린 시절부터 끊임없이 상기시키기 때문에 대다수 일본인에게 습관으로 굳어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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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활동하는 저널리스트 스콧 매킨타이어는 BBC에 “이것은 단순한 축구 문화가 아닌 일본 문화의 일부”라며 “일본 사회는 모든 것을 절대적으로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을 중요시하는데, 축구는 그 문화를 거울처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바라 홀서스 도쿄 독일 일본학 연구소 부소장은 AP통신에 “서양에서는 공공장소 쓰레기를 청소부가 처리하기 때문에 스스로 치울 필요가 없다고 배운다”며 “일본인들은 어릴 때부터 타인에게 불편을 줘서는 안 된다고 배우고, 이 사고방식이 경기장 청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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