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고평가 논란…“적정주가 63달러” 혹평도

상장 첫날 급등 속 주가 전망 엇갈려
“적자기업 한계” vs “AI플랫폼 성장기대”
단기 변동성 우려 속 투자자 셈법 복잡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상장 첫날 20% 가까이 급등하며 화려한 데뷔를 마쳤지만 투자자들의 고민은 오히려 깊어지고 있다. 향후 주가를 둘러싼 고평가 논란과 성장 기대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나스닥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19.34% 상승한 161.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향후 주가 전망으로 옮겨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크게 두 가지 시각이 맞서고 있다.

먼저 일각에서는 고평가 우려가 나온다. 상장 첫날부터 주가가 급등하면서 기대감이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는 지적이다. 우주산업 특성상 대규모 자본 투입이 지속적으로 필요하고 수익 창출 시점도 불확실하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현재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 평가는 전통적인 항공우주 기업들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타십 개발 일정이나 우주 인터넷 사업의 수익화 속도에 따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가치인 만큼 밸류에이션을 둘러싼 논쟁도 뜨겁다. 지난해 매출은 187억달러에 불과했고 영업손실은 49억달러에 달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을 기준으로 산출한 주가매출비율(P/S)은 약 96배에 달한다. 엔비디아(13배), 테슬라(15배), 애플(10배) 등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시장이 현재 실적보다 미래 성장 가능성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셈이다.

스페이스X는 올해 1분기에도 순손실 42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구글과 앤트로픽과의 계약을 바탕으로 중장기 매출 가시성을 확보했다.

당장 상장 직후 주가가 과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 리서치·펀드 평가 회사 모닝스타는 지난 12일 스페이스X의 적정가치를 주당 63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공모가 135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모닝스타는 스페이스X의 발사체와 위성통신 사업 경쟁력은 인정하면서도, AI 사업의 불확실성과 기업가치 훼손 가능성을 들어 상장가가 고평가됐다고 평가했다.

성장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최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스페이스X의 성공적인 상장을 단순한 우주기업의 IPO가 아닌 ‘일론 머스크의 우주문명 프로젝트’ 본격화로 해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IPO를 통해 조달한 750억달러는 스타십 개발과 스타링크 사업 확장, 궤도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스페이스X의 진정한 투자 포인트는 우주사업 자체보다 테슬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와의 시너지에 있다는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스페이스X와 옵티머스가 인공지능(AI), 통신 인프라, 반도체 공급망 측면에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고 평가했다.

xAI의 생성형 AI 모델 ‘그록(Grok)’은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FSD)과 결합해 옵티머스의 두뇌 역할을 수행하고, 스타링크는 로봇의 실시간 통신 인프라를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추진하는 반도체 생산 체계를 통해 옵티머스 전용 AI 칩 내재화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문제다. 단기적으로는 상장 직후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과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반면 장기적으로는 우주산업과 AI, 휴머노이드 로봇을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려는 머스크의 구상이 현실화하면 지금의 기업가치조차 낮게 평가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태봉 iM증권 센터장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스페이스X의 가치를 당장 환산하긴 어렵다”면서도 “다만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스타링크, 데이터센터, 로켓 등 전방위적인 만큼, 장기적으로 부수적 효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패권 전쟁에서 중국을 이기기 위한 측면에서 우주 개발에 집중적으로 나서고 있고, 이를 주도하는 핵심 민간기업이 스페이스X이며, 향후 테슬라와의 합병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현재 수익성을 넘어서는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홍태화·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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