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섬나라의 기적…카보베르데·퀴라소, 월드컵서 가치 증명

15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조별리그 스페인전이 끝난 후, 카보베르데의 보지냐 골키퍼가 자국의 국기를 흔들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명상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인구 100만 명 미만의 소규모 섬나라들이 축구 강호를 상대로 승점을 획득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참가국이 48개국으로 확대된 이번 대회에서 카보베르데와 퀴라소는 사상 처음으로 본선 무대를 밟으며 월드컵 참가국 확대의 가치를 증명했다.

H조의 카보베르데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1차전에서 피파 랭킹 2위 스페인을 상대로 0대0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1점을 확보했다. FIFA 랭킹 67위인 카보베르데는 스페인의 공세를 막아냈다. 스페인은 패스 804개 중 745개를 성공하고 슈팅 27개와 크로스 40개를 기록했으나 유효슈팅은 7개에 그쳤다. 카보베르데는 단 6개의 슈팅만을 시도했으나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아프리카 대륙 서해안 대서양에 위치한 카보베르데는 인구 약 52만 명의 군도 국가다. 세네갈 서쪽 해상의 15개 섬으로 구성됐으며 수도는 프라이아다. 과거 500여 년간 포르투갈의 식민 지배를 받다 1975년에 독립해 포르투갈어를 공식 언어로 사용한다. 영어권에서는 ‘케이프베르데’로 부르기도 한다.

‘푸른 상어’라는 별명을 가진 카보베르데 축구 국가대표팀은 1986년 FIFA에 가입한 이후 꾸준히 예선에 도전해 왔다. 이번 대회 아프리카 예선에서 카메룬을 제치고 7승 2무 1패로 조 1위를 차지하며 사상 첫 본선에 진출했다. 유럽 빅리그 선수가 없는 무명 선수들로 팀이 구성됐으나 조직력과 투혼으로 난관을 뚫었다.

14일 퀴라소 빌렘스타트에서 주민들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독일 대 퀴라소의 경기 중계를 시청하며 자국 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다. [AFP]


앞서 E조의 퀴라소는 14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1차전에서 독일에 1대7로 패했다. 큰 점수 차로 벌어졌으나, 퀴라소는 전반 21분 리바노 코메넨시아가 동점골을 넣으며 월드컵 본선 첫 유효슈팅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이는 퀴라소의 월드컵 본선 첫 득점이다. 경기 후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믿을 수 없다(incredible)”고 밝혔고,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은 “역사(history)”라고 표현했다.

남부 카리브해 베네수엘라 북쪽 해안에서 약 6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퀴라소는 인구 약 15만 명의 네덜란드 왕국 구성국으로 역대 월드컵 본선 진출국 중 최소 인구 국가라는 기록을 세웠다. 아루바, 보네르와 함께 ‘ABC 제도’로 불리며, 과거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식민 지배를 받다 현재는 독자적인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14일 퀴라소의 수도 빌렘스타트에서 팬들이 응원하고 있다. [로이터]


수도 빌렘스타트는 네덜란드 양식 건축물과 카리브해의 색채가 융합돼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열대 기후인 퀴라소는 허리케인 경로 남쪽을 비껴 있어 안전한 휴양지로 꼽히며, 술 ‘블루 큐라소’의 고향이기도 하다. 대표팀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사령탑을 맡아 2006 독일 월드컵을 지휘했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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