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뒤흔든 ‘하이테크 공’…크로아티아 동점골 취소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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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일(현지시간) 토론토에서 치른 크로아티아와의 월드컵 32강전에서 상대 선수가 헤딩하는 걸 지켜보고 있다.[AP=연합]

국제축구연맹(FIFA)이 도입한 ‘커넥티드 볼(Connected Ball)’ 기술이 2026 FIFA 월드컵에서 가장 극적인 판정 가운데 하나를 만들어냈다.

이 기술은 지난 3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크로아티아의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크로아티아의 극적인 동점골을 취소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포르투갈은 2-1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에 성공했고, 크로아티아는 비디오판독(VAR) 판정에 대한 강한 아쉬움 속에 대회를 마감했다.

논란이 된 장면은 후반 추가시간이었다. 요슈코 그바르디올이 골망을 흔들었지만 VAR과 주심 에스펜 에스카스는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FIFA는 크로아티아의 이고르 만타노비치가 이반 페리시치의 크로스를 머리로 아주 미세하게 스쳤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공격 과정에서 마리오 팔라시치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던 것으로 판정돼 득점은 인정되지 않았다.

경기 직후 크로아티아 선수들과 팬들은 육안은 물론 슬로모션 영상으로도 접촉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판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FIFA는 이번 대회 공식구인 아디다스의 ‘트리온다(Trionda)’에 장착된 첨단 센서가 정확한 판정을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축구공 내부에는 초소형 관성측정장치(IMU)가 내장돼 있으며 초당 약 500회(500Hz)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센서는 공의 가속도와 3차원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며 선수와 공이 접촉하는 정확한 순간을 감지할 수 있다.

이 데이터는 경기장에 설치된 카메라의 위치 추적 정보와 결합돼 실시간으로 VAR 심판진에게 전달된다. 오프사이드뿐 아니라 핸드볼과 페널티킥 여부를 판단하는 데도 활용된다.

논란의 장면에서도 여러 각도의 슬로모션 화면만으로는 만타노비치가 실제 공을 건드렸는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VAR이 주심에게 온필드 리뷰를 권고했고, 모니터에는 FIFA가 ‘하트비트 그래픽(heartbeat graphic)’이라고 부르는 접촉 신호가 표시됐다. 공이 만타노비치의 머리를 스치는 순간 그래프가 뚜렷하게 상승하면서 접촉이 있었음을 보여줬다는 것이 FIFA의 설명이다.

미국 조지아공과대학 전기·컴퓨터공학부의 마노스 텐체리스 교수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공이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거나 얼마나 강한 회전을 하더라도 매우 효과적으로 추적할 수 있다”며 “공의 위치 정확도는 99.99%에 달하며 선수들의 위치도 신발 끝까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오프사이드 여부를 정밀하게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FIFA는 커넥티드 볼 기술을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처음 도입했으며,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서도 활용했다.

이 기술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각종 테스트를 거쳤으며 아랍컵과 FIFA 클럽월드컵 등에서도 시범 운영됐다.

유로 2024에서도 결정적인 판정 사례가 나왔다. 독일과 덴마크의 16강전에서 센서가 덴마크 수비수 요아힘 안데르센의 핸드볼을 감지했고, VAR 확인 끝에 독일이 페널티킥을 얻었다. 카이 하베르츠가 이를 성공시키며 독일은 2-0으로 승리했다.

당시 덴마크의 카스퍼 히울만 감독은 “이런 방식은 축구가 추구해야 할 모습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크로아티아의 즐라트코 달리치 감독은 “이런 판정들이 축구의 즐거움을 빼앗고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정밀한 기술이 오심을 줄이고 있지만, 인간의 눈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미세한 접촉까지 판정하는 시대가 되면서 첨단 기술이 축구의 감성과 흐름을 해치고 있다는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이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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