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성폭행했지”…망상 빠진 20대, 무고한 시민 살해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자신의 가족이 성폭력을 당했다는 망상에 빠진 20대 남성이 택배기사로 위장해 무고한 40대 남성을 살해한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부(김지현 부장판사)는 16일 A(27)씨의 살인, 특수주거침입, 특수상해, 감금치상 혐의 사건 선고공판에서 징역 30년을 선고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재판부는 A씨가 재범 위험성이 크다고 보고 출소 후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하라고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1월 16일 오후 6시 39분쯤 원주시 태장동 한 아파트에서 B(45)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성범죄로 징역 5년의 실형을 받고 수형생활을 하던 중 B씨가 A씨 가족을 성폭행했다는 망상에 빠져 출소 후 B씨를 살해하기로 결심, 흥신소를 통해 B씨의 집을 알아냈다. 이후 A씨는 택배기사 행세를 하며 B씨의 집에 침입해 그의 모친 C(71)씨를 폭행하고 감금했다.

2시간여 동안 B씨가 오기를 기다리던 A씨는 이윽고 B씨가 귀가하자 집 안에 있던 흉기를 휘둘러 그를 살해했다.

재판부는 A씨가 범행 자체를 인정하고 범행 후 경찰에 스스로 신고한 점, 여러 범죄 전력이 있으나 살인 관련 전과는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봤으나 죄질이 매우 중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귀책 사유가 있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음에도 계속해서 주장을 반복해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유가족에게 심각한 정신적 손해를 끼쳤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해자들이 느꼈을 신체적·정신적 고통이 감히 짐작이 어렵고, 범행 수법도 매우 잔혹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여러 검사 결과 피고인은 반사회적 성격 장애에 해당하고, 이와 같은 성향은 이전 범죄로 처벌받은 이후 심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피해자 측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한 바도 없다”며 “피해자 측은 계속해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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