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기지 착륙대에 무안공항 유사한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안전 우려

감사원 조사 결과 5개 비행기지 설치 기준 미흡
조수충돌 우려에도 레이더 추가 도입 안 해
비행장 근처 ‘새 떼’ 유인하는 시설 우후죽순 생겨


감사원 감사 결과 5개의 공군기지의 활주로 종단안전구역과 착륙대에 비상 상황 시 충돌이 우려되는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 제공]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공군 전용 비행기지 5곳 착륙대에서 무안공항과 유사한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감사원 조사 결과 확인됐다. 활주로 주변 시설은 부러지기 쉬운 구조로 설치하도록 설계기준이 마련돼 있지만 이와 다르게 시설물을 설치해 비상 상황 시 충돌로 인한 사고가 우려된다.

감사원은 17일 “비행기지 내 항행시설물 안전관리 미흡, 비상활주로 관리 미흡, 비행 훈련의 형식적 실시 등 비행 안전, 군 작전 운용 능력을 저해하는 여러 문제점을 확인했다”며 이같은 ‘공군본부 기관정기감사 주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조종사 과실에 따른 안전사고와 조종사 유출 등 전문인력관리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공군본부에 대한 기관정기감사는 2014년 이후 실시되지 않았다. 이에 감사원은 지난해 9~10월 감사를 실시해 비행기지 내 항행시설물 안전관리, 항공전문인력 양성·훈련 등과 관련해 주의 4건, 통보 13건 등 총 17건을 조치하도록 했다.

특히 이번 감사에선 12·29 제주항공여객기 참사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로컬라이저(방위각시설)가 시설기준과 다르게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기준 ‘국방·군사시설기준’과 미 군사시설 설계기준(UFC) 등에 따르면 착륙대 등에 항행시설물을 지표면에서 7.5㎝ 높게 설치할 경우 ‘부러지기 쉬운 구조’로 설치하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감사원이 공군 전용 비행기지 6곳의 안전관리 실태를 현장점검한 결과, 5개 비행기지의 활주로 종단안전구역에 철근·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로컬라이저의 기초구조물이 지표면에서 최대 120cm 높게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착륙대에서도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된 활주로 유도장비(PAR) 정비실과 리프트 보관실, 초과저지장비실 등이 있어 항행 안전을 해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감사원은 공군참모총장에게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충돌할 경우 항공기와 탑승자의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착륙대와 활주로 종단안전구역에 설치된 시설물을 부러지기 쉬운 구조로 설치·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또한 공군본부는 항공기와 조수(鳥獸) 충돌을 예방하는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애초 공군본부는 불리한 기상상황에서도 원거리, 고고도까지 조류의 탐지·식별 등이 가능한 ‘조류탐지레이다’를 설치하는 것으로 계획했지만, 2014년 이후 비행기지 한곳에만 설치한 뒤 추가로 도입하지 않았다.

2020년 이후 공군 비행기지에서 매년 70~80건의 조수충돌 사고가 발생하는 만큼 각별한 주의·관리가 필요하지만, 예방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것이다.

또 공군본부는 비행기지 주변에 새 떼를 유인하는 환경·시설이 계속해서 설치되고 있는데도 이를 제한하는 근거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예방 조치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이 비행기지 2곳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에만 비행장의 중심점으로부터 13km 이내에 조수를 유인하는 목축업 시설·축산물 저장시설 등 16개 시설이 새롭게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감사원은 공군참모총장에게 조류탐지레이다를 추가로 도입·운영하고, 비행기지별 조류활동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도록 통보했다. 또한 조수유인 환경 및 시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등으로 공군 비행기지 주변에서 비행안전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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