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2000원 시대? 편의점·저가커피는 ‘골머리’

“알바 줄이고 직접 출근해야” 자영업자들 한숨
차등 적용·주휴수당 폐지 목소리…기대는 낮아


서울 시내 한 편의점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연수 기자] “잠까지 줄이면서 13시간씩 일하는데, 앞으로도 알바 채용은 꿈도 못 꾸겠네요.”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 소식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인건비 부담이 커질 경우 결국 점주가 직접 일하는 시간을 늘리거나 아르바이트생 근무 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연모(65) 씨도 “임대료가 높은 지역이라 인건비가 오르면 남는 게 거의 없다”며 “편의점은 아르바이트생 고용이 필수적인 구조라 최저임금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둘러싼 경영계와 노동계 간 줄다리기는 시작됐다.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올해 대비 16.3% 인상된 1만2000원을 요구했다. 경영계는 숙박·음식점업 등 일부 업종에 대한 차등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계는 “차별을 정당화해 이윤을 창출하려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아르바이트 인력 의존도가 높아 최저임금에 민감하다. 24시간 운영하는 비중이 높아서다. 2024년 기준 GS25의 24시간 미운영 점포 비중은 23.6%로 집계됐다. CU는 지난해 기준 19.7%의 점포를 제하고 모두 24시간 운영 중이다. 서울 지역 CU 점포의 24시간 미운영 비중은 12%에 그쳤다. 세븐일레븐도 18.4% 수준이다.

주휴시간과 야간근무수당 등 추가 수당을 고려하면 인건비 부담은 최저임금 인상 폭보다 더 크게 체감된다. 실제 CU가맹점주연합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하루 평균 매출이 160만원인 편의점에서 점주가 매일 12시간씩 쉬는 날 없이 근무하더라도 월 순수익은 약 180만원 수준에 그쳤다.

커피 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출근 시간과 점심시간 등 특정 시간대에 주문이 몰리는 특성상 아르바이트 인력이 필수적이다. 특히 저가커피 업계는 낮은 가격을 앞세운 박리다매 구조로 운영된다. 커피 한 잔당 마진이 크지 않은 데다 가격 인상에도 한계가 있다. 주휴 수당을 피하기 위해 하루 2~3시간씩 단시간 근로자를 채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마포구에서 커피 판매점을 운영하는 김모(39) 씨는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면 결국 인원을 더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숙련도가 낮은 직원을 높은 인건비를 주고 채용하기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인근 카페 점주 A씨도 “파트타임으로 고용하던 직원의 근무 시간을 줄이거나 직접 매장에 나오는 시간을 늘리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피고용주 입장에서도 시간을 줄이는 것을 선호하지 않아 고민”이라고 했다.

편의점과 저가커피 업계에서는 업종별 여건을 고려한 최저임금 차등 적용과 주휴수당 폐지 등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기대감은 높지 않다. 최저임금 차등 적용이 최근 몇 년간 계속된 논의에도 번번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제도 시행 첫해인 1988년 한시적으로 업종별 차등 적용이 시행됐지만, 1989년부터 단일 최저임금 체제로 바뀌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커피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오를수록 인건비 부담은 커지는데 코로나19 이후 매출은 예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소규모 점포의 부담을 고려한 차등 적용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