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아시아나 통합 시너지 연간 3000억원 기대”

통합 비용 1조원, 2~3년 내 회수 전망
2028년께 손익분기점 전망
통합 후 “배당성향 30% 유지”
매출 23조·항공기 230대 ‘메가캐리어’ 청사진

최영호 대한항공 상무가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합병 관련 주주간담회에서 통합 계획과 기대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정경수 기자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과정에서 최대 1조원 규모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연간 3000억원 수준의 시너지를 통해 2~3년 내 이를 회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적자 편입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기존 배당 정책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박희돈 경영전략본부장 겸 아시아나항공 통합추진 총괄 부사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합병 관련 주주간담회에서 “통합 전 외부 회계법인으로부터 PMI(인수 후 통합) 자문을 받은 결과 통합 비용은 약 9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됐다”며 “이후 변화된 상황을 반영해 재분석한 결과 9000억원에서 1조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간 통합 시너지는 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한다”며 “2028년 정도면 통합 비용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통합 시너지 기대효과

여객·화물·정비까지 통합 시너지 극대화

대한항공은 이번 합병을 통해 수익 증대와 비용 절감 효과를 동시에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중복 노선 스케줄을 최적화하고 환승 연결편을 강화하는 한편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에 아시아나항공 노선을 편입해 미주 노선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2018년 5월부터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를 운영하고 있다. 양사는 한국·미국 경쟁당국의 승인을 거쳐 아시아~미주 노선에서 운항 스케줄과 판매 전략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수익과 비용을 공유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이번 합병 이후에는 아시아나항공 노선까지 이 조인트벤처 판매망에 편입해 미주발 환승 수요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화물 사업에서도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벨리카고(Belly Cargo) 물량을 대한항공 글로벌 네트워크로 흡수하고, 화물 전용기를 수익성이 높은 노선에 집중 투입해 운영 효율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비용 절감 측면에서는 구매 계약 통합과 자원 배분 효율화가 핵심이다. 양사의 계약을 통합해 구매 단가를 낮추고 해외 공항 사무실과 시설, IT 인프라 등을 통합 운영한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엔진 정비 물량을 대한항공이 직접 수행하는 정비 내재화를 통해 외주 수리비를 줄이고 국내 MRO(항공기 유지·보수·정비) 역량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6월 16일 인천국제공항 활주로. [연합]

“배당성향 30% 유지”…주주 희석 우려 선긋기

주주들의 관심이 집중된 배당 정책에 대해서는 기존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오문권 대한항공 재무본부장 전무는 “당기순이익의 30% 이내에서 주주 환원을 실시하겠다는 정책을 이미 공시했고 실제로 최근 수년간 750원 수준의 배당을 유지해왔다”며 “아시아나항공 실적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한항공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신주 발행 규모도 5% 수준에 불과한 만큼 기존 방향대로 당기순이익의 30% 수준 배당을 실시하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합병에 따른 기존 주주 지분 희석 우려도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오 전무는 “대한항공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은 신주 교부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이번 합병으로 발행되는 대한항공 신주는 전체 발행주식 수의 5.52%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합병 관련 주주간담회에 참석한 대한항공 경영진. 왼쪽부터 우기홍 부회장, 하은용 재무부문 부사장(CFO), 박희돈 경영전략본부장 겸 아시아나항공 통합추진 총괄 부사장, 오문권 재무본부장 전무. 정경수 기자

매출 23조 메가캐리어…“글로벌 톱10 도약”

대한항공은 오는 12월 17일 통합 항공사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통합 대한항공은 연 매출 약 23조원, 보유 항공기 230여 대, 임직원 2만8000명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운항 노선은 약 120개 도시로 확대되며 여객 공급력은 55% 이상, 화물 공급력은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대한항공 측 예상했다.

대한항공은 이를 바탕으로 여객 부문 글로벌 15위권, 화물 부문 글로벌 5위권에 진입하고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톱10 항공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투자자들이 요구한 구체적인 수익성 목표는 제시하지 않았다. 하은용 대한항공 재무부문 부사장(CFO)은 “항공업은 유가와 환율, 전쟁 등 외부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ROE(자기자본이익률)나 ROIC(투하자본수익률) 목표를 제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합병 이후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적절한 재무 목표를 검토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대한항공 제공]

고유가·노사·마일리지…남은 통합 과제도 곧 마무

이날 간담회에서는 유럽 노선을 넘겨받은 티웨이항공의 운영 상황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은 “최근 중동 정세 영향으로 항공유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이라며 “대한항공도 장거리 노선은 대부분 돈을 못 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티웨이항공 역시 유가 부담으로 일부 노선 공급을 조정한 것으로 안다”며 “유가가 정상 수준으로 안정되면 다시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사 통합 문제에 관해서는 “조종사와 승무원들의 우려 사항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노사 간 수십 차례 협의를 진행해 왔다”며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내부에서는 상당 부분 해소가 이뤄졌고 원만하게 통합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노사 통합의 핵심 쟁점은 이른바 ‘시니어리티’로 불리는 서열 제도다. 항공업계에서 시니어리티는 단순한 근속 순서가 아니라 기장 승격 시점, 노선 배정, 직급 체계와도 연결되는 민감한 기준이다. 양사 조종사와 객실승무원 모두 통합 이후 기존 승진 순서나 처우가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아울러 우 부회장은 마일리지 통합 작업에 대해서는 “아직 승인이 나지 않았다”며 “남은 절차를 마무리해 늦어도 8월 이전에는 결론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탑승 마일리지는 1대 1, 제휴 마일리지는 1대 0.82 비율을 적용하는 통합안을 마련해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당국의 심사를 받고 있다. 통합안에는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향후 10년간 별도로 유지하면서 대한항공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과 보너스 좌석 확대, 좌석 승급 기회 보장, 제휴처 확대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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