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서울시의회 |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서울은 서울이다.
서울특별시의회도 서울답게 움직여야 한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이다. 서울시의회 역시 전국 17개 광역의회 가운데 맏형격이다. 의원 수만 118명에 이르고, 의장은 전국 광역의회의장협의회를 이끌며 지방자치 발전을 선도하는 상징적 위치에 있다.
그런 서울시의회에서 최근 낯선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제12대 서울시의회 전반기 의장 선출을 앞두고 최다선인 5선 의원이 있음에도 일부 3선 의원들이 경선을 통해 의장 후보를 선출하자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다. 경선도 민주주의의 중요한 절차다. 그러나 모든 문제를 경선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에는 경쟁의 원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질서와 관행, 그리고 존중의 문화도 존재한다.
국회만 봐도 상임위원장 배분이나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서 선수와 경륜이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지방의회 역시 마찬가지다. 의회는 행정부와 달리 조직 질서와 의원 간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되는 정치 공동체다.
특히 서울시의회 의장은 단순히 회의를 진행하는 자리가 아니다. 서울시와 교육청을 견제하고 1000만 시민을 대표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는다. 전국 지방의회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이 때문에 오랜 기간 지방의회에서는 선수와 경륜을 존중하는 문화가 유지돼 왔다.
물론 “최다선이라고 무조건 의장이 돼야 하느냐”는 반론도 가능하다. 시대가 변했고 능력과 리더십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변화에도 원칙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경선이 민주주의의 꽃이라면, 순리와 존중은 민주주의의 뿌리다. 꽃만 있고 뿌리가 없으면 나무는 오래 버티지 못한다.
이번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서울 구청장 선거를 보면 경선 후유증이 얼마나 큰지를 목격했다. 경선 과정에서 생긴 갈등이 봉합되지 못해 본선에서 패배하거나 선거 이후까지 앙금을 남긴 사례가 적지 않았다.
경선이 항상 단합을 가져오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조직을 분열시키고 상처를 남길 때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의회 80석을 확보한 상황에서 의장 선출은 단순한 자리 경쟁이 아니라 향후 4년간 의회 운영의 방향을 결정하는 문제다. 누가 의장이 되든 의원들의 신뢰와 존중을 받는 인물이 선출돼야 한다.
정치는 갈등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조정하는 과정이다.
원칙 없는 경쟁은 혼란을 낳고, 질서 없는 민주주의는 또 다른 갈등을 부른다.
서울시의회가 전국 지방의회의 맏형답게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경선이냐 추대냐의 문제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의회의 전통과 질서를 존중하면서도 구성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합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일부에서 “특정인이 이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얘기들도 들린다”면서 “그러나 ”정치는 결국 갈등을 해소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정치인 네부부터 모범을 보여여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서울시의회가 이번 의장 선출 과정에서 정치의 품격과 지혜를 보여주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