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0 대승에도 웃지 못한 벤치…‘동료 부상’에 유니폼 세레머니 펼친 캐나다

캐나다 ‘월드컵 본선 사상 첫 승리’ 거둬
카타르, 레드카드 2개 받아 9명이 경기 뛰어

18일(현지시간) 캐나다 대 카타르 조별리그에서 캐나다의 네이선 살리바가 팀의 네 번째 골을 터트린 후, 부상으로 결장한 이스마엘 코네의 유니폼을 들어 올리며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캐나다가 조나단 데이비드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카타르를 6대0으로 완파하고 역사적인 월드컵 본선 첫 승을 거뒀다. 하지만 대승의 기쁨에도 불구하고 캐나다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후에도 굳은 표정으로 경기장을 나섰다. 경기 도중 팀의 핵심 미드필더인 이스마엘 코네가 심각한 부상을 입고 들것에 실려 나갔기 때문이다.

19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의 BC 플레이스 밴쿠버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캐나다는 카타르에 6대0 대승을 거뒀다.

이번 승리는 캐나다 축구 역사상 월드컵 본선 무대 첫 승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앞서 1986년 멕시코 대회와 2022년 카타르 대회에 출전했던 캐나다는 조별리그에서 모두 3전 전패를 당한 바 있다.

지난 1차전에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1-1로 비기며 사상 첫 승점을 획득했던 캐나다는 통산 8경기 만에 마침내 첫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이로써 1승 1무(7득점 1실점)를 기록한 캐나다는 이날 보스니아를 4-1로 누른 스위스(1승 1무, 5득점 2실점)와 승점은 같아졌으나, 골득실에서 앞서며 B조 선두로 올라섰다. 이번 대회 최다 골 및 최다 골 차 승리 기록도 세웠다.

캐나다의 골 잔치는 전반 16분 시작됐다. 스테픈 유스타키우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데이비드가 위협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고, 이 공이 골키퍼에게 막혀 흐르자 카일 래린이 쇄도하며 왼발로 밀어 넣었다. 1차전 동점 골에 이은 래린의 2경기 연속 골이었다.

기세를 탄 캐나다는 전반 29분 추가 골을 뽑아냈다. 테이전 뷰캐넌의 왼발 중거리 슈팅이 수비벽을 맞고 튀어 오르자, 페널티지역 안 오른쪽으로 떨어진 공을 데이비드가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반면 카타르는 두 골 차로 캐나다가 앞서는 가운데 34분 수비수 호맘 아흐메드가 퇴장당하는 악재도 겹쳤다. 뷰캐넌이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며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잡으려 하자 카타르 수비수 호맘 아흐메드가 뒤에서 잡아 넘어뜨렸다. 주심은 당초 캐나다의 페널티킥과 아흐메드의 경고를 선언했으나, 이후 VAR 판독을 통해 반칙 지점을 재확인한 뒤 페널티킥을 프리킥으로 바꾸고, 상대의 명백한 득점 찬스를 저지한 아흐메드에게 줬던 옐로카드도 레드카드로 바꿨다.

수적 우위까지 점한 캐나다는 전반 추가시간인 48분, 앨리스터 존스턴의 크로스에 이은 래린의 헤딩슛이 흘러나오자 데이비드가 문전 경합 끝에 밀어 넣으며 멀티 골을 완성하며 3-0으로 전반을 마쳤다.

18일(현지시간)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에서 열린 캐나다와 카타르의 월드컵 B조 조별리그 경기 중, 캐나다의 제시 마시 감독이 부상으로 들것에 실려 나가는 이스마엘 코네(등번호 8번)에게 손을 뻗어 위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카타르는 후반 들어 8분 만에 미드필더 아심 마디보가 캐나다 미드필더 이스마엘 코네에게 거친 태클을 해 퇴장당하면서 더욱 궁지에 올렸다. 반칙을 범한 마디보조차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을 만큼 코네의 부상은 심각해 보였다. 결국 코네는 들것에 실려 나갔고, 후반 11분 살리바가 급히 교체 투입됐다. 코네는 들것에 실려 나가면서도 팬들을 향해 엄지를 들어보이며 안심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그라운드를 밟은 살리바는 후반 19분 아크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프리킥으로 추가 골을 터트렸다. 득점 직후 살리바는 세레머니 대신 굳은 표정으로 손가락 숫자 ‘8’을 만들어 보였다. 이어 벤치에서 등번호 8번이 새겨진 코네의 유니폼을 건네받아 들어 올리며 동료의 쾌유를 빌어 감동을 자아냈다.

이후 캐나다는 후반 30분 제이컵 샤펠버그의 슈팅을 걷어내려던 카타르 모하메드 마나이의 자책골로 5-0을 기록했다.

경기의 대미는 데이비드가 장식했다. 후반 42분, 살리바의 도움을 받은 데이비드가 골문 왼쪽에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이로써 데이비드는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에 이어 이번 대회 두 번째 해트트릭 달성자가 됐다. 캐나다 대표팀 역대 최다 득점자인 그의 A매치 통산 골 기록도 42골로 늘어났다.

캐나다는 역사적인 첫 승리를 6대0 대승으로 장식했지만, 동료의 큰 부상 앞에 완승의 기쁨을 마음껏 누리지 못한 채 숙연한 분위기로 경기장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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