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상용직, 청년층 첫 추월…‘고용의 질’도 세대 역전

60세 이상 상용직 220만명, 청년층 212만명 첫 추월
청년 상용직 4년 연속 감소…인구 감소보다 더 빠른 축소
정년연장 논의 속 청년 신규채용 위축 우려 커져


서울 시내 한 대학교 일자리플러스센터 채용 게시판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고용시장에서 가장 안정적인 일자리로 꼽히는 상용직 근로자 수가 처음으로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청년층을 넘어섰다. 단순히 취업자 수뿐 아니라 ‘고용의 질’에서도 세대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정년연장 논의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청년층 일자리 기반이 빠르게 약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5월 기준 60세 이상 상용근로자는 220만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청년층(15~29세) 상용근로자는 212만4000명으로, 관련 통계 비교가 가능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고령층이 청년층을 앞질렀다.

상용근로자는 고용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인 근로자로 임시·일용직보다 고용 안정성이 높은 일자리다. 사실상 정규직에 가까운 양질의 일자리 지표로 활용된다.

청년 상용직 4년째 감소…인구보다 더 빠르게 줄었다



청년층 상용직은 2022년 255만8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4년 연속 감소했다. 올해는 212만4000명으로 4년 새 43만4000명(17.0%) 줄었다.

같은 기간 청년 인구는 859만5000명에서 782만2000명으로 77만3000명(9.0%) 감소하는 데 그쳤다. 청년 인구 감소 속도보다 상용직 감소 속도가 두 배 가까이 빨랐다는 의미다.

특히 올해 5월 청년 상용직은 전년 동월 대비 6.9% 감소해 청년 인구 감소율(-1.9%)의 3.6배에 달했다.

반면 60세 이상 상용직은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갔다. 최근 4년간 고령층 인구는 15.1%(197만7000명) 늘었지만 상용직은 42.8%(65만9000명) 증가했다. 상용직 증가율이 인구 증가율의 2.8배에 달했다.

60세 이상 취업자 가운데 상용직 비중도 꾸준히 상승해 올해 처음 30%를 넘어섰다. 고령층 취업이 단순 생계형 단기 일자리를 넘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고용 형태로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제조업·IT 흔들리고 복지 일자리는 늘고


이 같은 변화는 산업구조 변화와 기업 채용 전략 변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청년층이 주로 진입하는 제조업은 23개월 연속 고용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정보통신업 역시 인공지능(AI) 도입 확산과 경력직 중심 채용 기조 강화로 초급 직무 채용이 줄어드는 추세다.

실제 지난달 정보통신업 상용직은 3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증가했지만 청년층에서는 5만9000명 감소했다. 제조업 청년 상용직도 3만3000명 줄었다.

반면 고령층 비중이 높은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은 고령화에 따른 돌봄 수요 증가에 힘입어 일자리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달 60세 이상 상용직 증가폭이 가장 컸던 업종도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5만5000명)이었다.

전문가들은 정년연장 논의가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청년층 일자리 감소 추세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업들이 신규 채용보다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고 고령층의 경제활동 기간이 길어질수록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최근 고용지표 악화를 반영해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전담반(TF)을 가동하고 청년 고용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지난 5월 청년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25만5000명 감소했고, 청년 고용률은 43.8%로 2.4%포인트 하락한 바 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청년들은 인구 감소와 산업구조 전환, 경력직 수시채용 확대, 대외 불확실성 확대 등 이른바 ‘3중고’에 직면해 있다”며 “추가 대책을 마련해 청년 고용 여건 개선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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