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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기중앙회] |
I-A·I-B 기업 39.1% “수출 여건 악화”
금속 함량 아닌 완제품 가격 과세에 채산성 부담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개편 이후 철강·알루미늄·구리 관련 중소기업의 수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수출 품목이 어느 부속서에 해당하는지 파악하지 못한 기업이 절반을 넘었고, 고율 관세 대상 기업 10곳 중 4곳은 대미 수출 여건 악화를 우려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철강·알루미늄·구리 232조 관세 개편 관련 중소기업 6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56.3%가 자사 수출 품목의 부속서 분류를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22일 밝혔다.
미국은 지난 4월 2일 철강·알루미늄·구리 및 파생상품에 대한 232조 관세 부과 방식을 개편했다. 핵심은 기존 금속 함량가치 기준을 폐지하고 제품 전체 가격을 기준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도 이번 조치가 4월 6일부터 적용되며 일부 철강·알루미늄·구리 제품과 파생제품에 전체 세관가치 기준 10~50% 추가관세를 부과한다고 안내했다.
산업통상부는 앞서 이번 개편으로 사실상 철강·알루미늄·구리로만 구성된 품목은 부속서 I-A에 따라 50%, 금속 비중이 상당한 파생상품은 부속서 I-B에 따라 25% 추가관세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부 산업기계와 전력망 장비 등은 2027년까지 한시적으로 15%가 적용되고, 금속 비중이 낮은 일부 품목은 232조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이 파악한 부속서 분류는 부속서 II가 16.5%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부속서 III 11.0%, 부속서 I-A 8.3%, 부속서 I-B 7.8% 순이었다.
관세율이 높아졌다고 답한 기업은 20.8%였다. 이들 기업의 평균 관세율 인상 폭은 개편 이전보다 16.2%포인트였다. 반대로 관세율이 낮아졌다는 응답은 2.8%에 그쳤다. 부속서별 체감 영향은 엇갈렸다. 50% 고율 관세가 적용되는 부속서 I-A 기업은 40.0%, 25% 관세가 적용되는 부속서 I-B 기업은 38.3%가 향후 대미 수출 여건이 악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부속서 II 기업은 67.7%, 부속서 III 기업은 42.4%가 수출 여건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수출 악화를 예상한 기업들은 가장 큰 어려움으로 관세 부담 증가에 따른 채산성 악화를 꼽았다. 복수응답 기준 76.1%였다. 바이어의 가격·인도조건 등 계약 내용 변경 요구는 37.3%, 거래 지연 및 취소 발생은 25.4%로 집계됐다.
기업들의 대응도 제한적이다. 수출 악화 예상 기업의 52.2%는 거래처와 가격 및 거래조건 협상에 나섰다고 답했다. 원가 절감 노력은 43.3%, 대체 시장 발굴은 18.7%, 현지 신규 바이어 발굴은 15.7%였다.
정부가 제시했으면 하는 지원책으로는 원가 절감 방안 마련과 부속서별 품목 재분류 관련 대미 협상 강화가 각각 40.3%로 가장 높았다. 제3국 등 대체 시장 발굴 지원은 22.4%, HS 코드 변경을 위한 관세 컨설팅 지원 확대는 20.1%였다.
중기중앙회가 설문 이후 진행한 심층 인터뷰에서도 부담 증가 사례가 확인됐다. 파스너 제조사 A사는 개편 전에는 철강 함량가치를 구분해 실질적으로 약 25% 관세를 부담했지만, 개편 이후 부속서 I-A로 분류되면서 전체 가격의 50% 관세가 부과됐다고 밝혔다.
변속기 부품 제조기업 B사도 개편 전 약 15%였던 관세 부담이 개편 후 25%로 늘었다고 했다. 이 기업은 고객사의 원가 절감 요구에 따라 공정 개선을 시도하고 있지만, 거래조건 변경 요구까지 더해져 단가 인하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이번 개편이 금속 원재료 업체보다 가공·조립 비중이 높은 중소 부품업체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제품 가격에서 인건비와 제조비, 기술가공비 비중이 큰 기업도 전체 가격 기준으로 관세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희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제품 가격 구조에서 철강·알루미늄·구리 소재비 비중보다 제조·인건비 등 가공비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 제품들이 구조적으로 더 큰 관세 부담을 안게 됐다”며 “제품의 실질적인 가격 구조를 반영한 합리적인 부속서 재분류를 위해 대미 협상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