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조정기 맞은 美정부·월가…디지털 금융 인프라 선점 경쟁

비트코인 9500만원대 ‘지루한 조정’
“거시경제 폭풍 맞고있는 어려운 국면”
스테이블코인·에이전틱 AI결제 주목


김지원(왼쪽) KB증권 리서치본부 크립토리서치팀 연구위원이 출연한 ‘투자360’.


연초 1억4000만원 선을 돌파했던 비트코인이 최근 9500만원 선 아래로 밀리며 지루한 조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도 13거래일 연속 순유출이 발생하며 투자자들의 공포심리가 커지는 가운데, 전통 금융권과 미국 정부는 물밑에서 스테이블코인과 실물자산 토큰화(RWA)를 중심으로 거대한 디지털 금융 인프라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럴드경제 투자 전문 유튜브 채널 ‘투자360’에 출연한 김지원 KB증권 리서치본부 크립토리서치팀 연구위원은 현재의 가상자산 시장을 “끝났다기보다는 매크로(거시경제)의 거대한 폭풍을 맞고 있는 어려운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시장을 흔든 주요 요인으로 중동 지역의 전쟁 이슈와 이로 인한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우려를 꼽았다. 특히 가상자산 시장의 자금들이 최근 호조를 보인 다른 주식 시장으로 이동한 점도 조정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올 하반기 주요 정치 이벤트인 11월 미국 중간선거와 클래러티 법안 등의 불확실성이 상존하지만, 시장의 큰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미국 금융권이 크립토 시장에서 너무나도 많은 사업을 전개하며 인프라를 구축해 놓았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할 메가트렌드로는 ‘스테이블코인’과 ‘에이전틱 AI 결제’가 꼽혔다. 현재 3200억달러 규모를 돌파한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미국 재무부 차입자문위원회(TBAC) 보고서를 통해 7배 이상 팽창한 2조 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며, 미 재무장관 역시 이에 동의한 바 있다.

미국 정부가 이 시장의 성장을 열어주는 속내에 대해 김 연구위원은 “국채 수요처 확보와 달러 패권 연장이라는 두 가지 토끼를 다 잡겠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려면 달러 현금이나 국채 같은 고유동성 자산을 보유해야 하므로, 테더(USDT)나 서클(USDC) 같은 발행사들이 많은 미국 국채를 보유하며 매수처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민간에 디지털 달러 주권을 넘기는 방식을 통해 글로벌 CBDC 경쟁 속에서도 달러 패권을 수호하려는 미국의 계산이 깔려 있다는 평가다.

월가 대형 투자은행들의 앞뒤가 다른 행보도 포착된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공개석상에서 비트코인을 강력히 비판해 왔으나, 정작 JP모건은 자체 예금 토큰인 ‘JPM 코인’을 출시하고 이를 코인베이스의 베이스 네트워크에 올리는 등 블록체인 인프라 내재화를 치밀하게 준비해 왔다. 전통 금융의 강자들이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금융 인프라로서의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 수용하고 있는 셈이다.

나아가 김 연구위원은 AI가 직접 돈을 쓰고 결제하는 ‘에이전틱 커머스’ 시대의 도래를 예고했다. AI 에이전트가 유료 기사나 논문 등 소액 결제(마이크로페이먼츠)를 반복할 때, 기존 신용카드 시스템은 건당 수수료 부담이 크기 때문에 수수료 비용이 낮은 스테이블코인이 쓰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블랙록이 MMF를 토큰화한 ‘비들(BUIDL)’을 출시하며 촉발된 RWA(실물자산 토큰화) 시장의 성장성도 높게 평가했다. 국내의 경우 올해 1월 STO(토큰증권)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내년 초부터는 관련 상품이 실제 출시될 수 있는 법적 환경이 본격적으로 마련될 전망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결제 인프라가 고도로 발달한 한국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굳이 필요한가”라는 의문에 대해서는 공급자 관점의 효용성을 강조했다. 페이먼트 뒷단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연동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막대한 내부 비용과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어서 빠르게 도입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마지막으로 김 연구위원은 자산 배분 전략에 대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가이드를 인용하며 “위험도가 높은 가상자산의 특성을 고려해 가상자산은 전체 포트폴리오의 2% 내외로 담는 것을 권장한다”라고 전했다. 가상자산 조정기,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에 관한 더 자세한 분석과 구체적인 투자 전략은 유튜브 채널 ‘투자360’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소진 CP

※자세한 내용과 영상은 유튜브 채널 ‘투자360’의 최신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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