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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본격 논의하기 위한 제8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용자위원과 근로자위원들이 상반된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 |
경영계는 동결 맞불…소상공인 87% “현재도 부담 크다”
업종별 차등 적용 무산 뒤 금액 공방 본격화…29일 법정 심의기한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 협상이 본격화 됐다. 노동계가 시급 1만200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하자, 소상공인과 중소기업계는 “현재 최저임금도 감당하기 어렵다”며 동결을 요구하고 나섰다. 올해도 최저임금 인상 심의는 막판까지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측의 요구 차가 워낙 커서다. 소상공인들은 ‘무인화’와 ‘채용 축소’를 대응 카드로 검토하고 있다.
24일 최저임금위원회 등에 따르면 노동계는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8차 전원회의에서 2027년 적용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시급 1만2000원을 제시했다. 올해 최저임금 1만320원보다 1680원 높은 수준이다. 인상률로는 16.3%다. 월 209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250만8000원이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최저임금은 저임금 노동자에게 생명줄이자, 우리 사회의 평등과 정의를 가늠하는 척도”라며 “경제 회복의 과실이 일부에게만 집중되는 불평등한 성장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이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을 지탱하는 사회안전망이고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이 늘면 소비 여력도 커져 내수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도 내세우고 있다.
반대로 소상공인과 경영계는 동결이 기본 입장이다. 내수 부진과 고금리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추가로 오르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지불 능력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숙박·음식업, 도소매업, 개인서비스업 등 인건비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는 신규 채용 중단과 근로시간 축소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전국 소상공인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저임금 인상 관련 소상공인 영향 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87%는 현재 최저임금 수준에 대해 “부담이 크다”고 답했다. 업종별로는 커피숍 92.9%, 이·미용실 91.7%, 기타 도소매업 91.1% 순으로 부담 응답률이 높았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대응책으로는 고용 축소와 신규 채용 중단을 꼽은 응답이 38.4%로 가장 많았다. 무인화·자동화 도입 검토가 32.9%로 뒤를 이었다. 근로시간 감소 21.9%, 가격 인상 17.6%, 투자 축소 14.0%도 주요 대응 방안으로 거론됐다.
소상공인 업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단순한 임금 부담을 넘어 영업 방식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키오스크와 무인 계산대, 자동 주문 시스템 도입이 가능한 업종은 인력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대면 서비스가 필수적인 업종은 인건비 부담을 가격에 반영하거나 영업시간을 줄이는 대응을 모색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심의의 또 다른 쟁점이었던 업종별 구분 적용은 이미 무산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8일 제7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달리 적용할지 표결했지만 찬성 11명, 반대 14명, 무효 1명으로 부결됐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모든 업종에 같은 최저임금이 적용된다.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칠 영향에 대한 논쟁도 커지고 있다. 파이터치연구원은 노동계 요구대로 최저임금이 16.3% 인상되면 연간 일자리 44만3000개가 줄고 실질 국내총생산은 8조1000억원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총혁신투자도 4000억원 줄어들 수 있다고 추산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소기업의 노동 수요와 생산량을 줄이고, 인건비 부담이 신제품 개발 등 투자 여력을 낮춘다는 설명이다.
내년도 최저임금 법정 심의 기한은 오는 6월 29일까지다. 업계 안팎에선 올해도 법정 기한을 넘길 가능성이 거론된다. 노사 최초 요구안이 23일에야 제출된 데다 양측 입장 차이가 큰 탓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