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늘어지고 비틀비틀”…‘수원 펜타닐 좀비’, 검사 결과 마약 양성 나왔다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시내 텐더로인 거리에 한 노숙인이 마약에 취한 듯 움직임 없이 서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합]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한 이른바 ‘수원 마약 사건’ 영상 속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수원권선경찰서는 23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씨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1일 낮 12시 30분께 수원시 권선구 한 아파트 단지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상태로 배회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시민은 등이 굽은 채 양팔을 늘어뜨리고 장시간 서 있는 A씨의 모습을 촬영한 뒤 지난 22일 SNS에 게시했다.

해당 영상은 “오늘자 수원 펜타닐” 등의 제목으로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퍼지며 큰 관심을 모았다.

펜타닐은 강한 중독성을 지닌 합성 마약으로, 미국 등에서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이른바 ‘좀비 마약’이라는 별칭으로도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는 펜타닐 오남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매년 10만명 안팎에 달하며, 투약자들이 비정상적인 자세로 거리를 배회하는 모습이 공개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영상을 촬영한 목격자는 “동네에서 이런 일이 있다니 남의 일이 아닌 거 같아 소름이 돋는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온라인에서는 “마약 범죄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우려와 함께 펜타닐이 이미 국내에 광범위하게 유통된 것 아니냐는 반응도 이어졌다.

별도의 신고가 접수되지는 않았지만 경찰은 영상이 확산된 다음 날인 23일 오전 7시께 사건을 인지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현장 주변 CCTV를 분석하던 경찰은 영상 속 인물과 인상착의가 유사한 A씨를 발견했고, 마약 간이검사를 실시한 결과 필로폰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 경찰은 오전 10시 30분께 A씨를 긴급체포했다.

체포 당시 A씨가 소지한 마약류는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필로폰 외에 다른 마약류 투약 여부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사용되는 마약 간이검사로는 필로폰 등 주요 마약류에 대한 판별은 가능하지만, 펜타닐을 비롯한 일부 신종·합성 마약은 확인이 어렵다.

이에 따라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해 A씨의 추가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한 마약수사 전문가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A씨가 들고 있는 전자담배 형태의 물체를 보면, 에토미데이트(전신마취의약품)나 액상형 합성대마를 주입해 투약했을 수도 있다”며 “영상 속 A씨의 모습은 좀비처럼 변하는 펜타닐 투약자와는 좀 거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일각에서 펜타닐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이번 사건에서 아직 펜타닐은 확인된 바 없다”며 “수사 중인 사안이라 자세한 내용은 말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은 필로폰 양성 반응뿐이라며 온라인에서 제기된 펜타닐 투약설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사 결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 이후 보다 명확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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