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이상 “정년 연장 시 채용 축소 등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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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영자총협회 전경. [연합] |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정년 후 재고용 제도를 운영하는 기업 10곳 중 8곳이 모든 정년퇴직자를 재고용하기보다 업무 능력과 성과 등을 기준으로 대상을 선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 절반 이상은 법정 정년이 65세로 연장될 경우 임금체계 개편이나 신규채용 축소 등 추가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답했다.
24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국 30인 이상 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정년 후 재고용 제도 운영 실태 및 정책 수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정년 후 재고용 제도를 운영하거나 도입을 검토 중인 기업 가운데 80.4%는 필요 인력 규모와 적격 여부를 고려한 ‘선별 재고용’을 시행하고 있었다. 세부적으로는 ‘필요 인력을 선발해 일부 재고용’이 58.8%, ‘일정 기준을 충족한 적격자를 대부분 재고용’이 21.6%였다. 반면 희망자 전원을 재고용한다는 응답은 19.6%에 그쳤다.
재고용 대상자 선정 기준으로는 ‘업무 수행 능력 및 근무 성과’가 59.5%로 가장 높았다. 이어 ‘기술·노하우의 희소성 및 전수 필요성’(44.8%), ‘신체적·정신적 건강 상태 등 직무 수행 가능성’(43.8%) 순으로 나타났다.
재고용 근로자의 임금은 퇴직 전 수준과 동일하다는 응답이 59.0%로 가장 많았다. 임금이 감소한다는 응답은 34.2%, 증가한다는 응답은 6.8%였다. 다만 임금이 감소한다고 답한 기업의 평균 감액률은 20.6%로 집계됐다.
기업들이 재고용 과정에서 가장 부담을 느끼는 요인으로는 ‘임금 등 근로조건 조정 시 법률적 리스크’가 47.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계약 종료·재체결 과정의 분쟁 리스크’(39.2%), ‘연령 등 차별 시비 가능성’(29.4%) 등이 뒤를 이었다.
정년 연장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 응답 기업의 52.4%는 향후 법정 정년이 65세로 일률 연장될 경우 추가적인 제도 대응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임금체계 개편 추진’이 34.4%로 가장 많았고, ‘신규채용 축소’와 ‘재고용 제도 축소 또는 폐지’가 각각 25.2%,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이 15.3%로 조사됐다.
경총은 일률적인 정년 연장이 기업의 인건비 부담과 인사 적체를 심화시켜 청년 채용 감소와 구조조정 확대 등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상철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초고령사회에서는 연령이 아니라 직무와 생산성을 기준으로 인력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노동시장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이미 현장에서는 재고용 제도를 도입·운영하는 기업이 늘고 있으나, 법적 분쟁 리스크와 인센티브 부족으로 제도가 충분히 확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 인력 활용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년 후 재고용 과정의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직무·서와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며 “취업규칙 변경절차 특례 도입과 재고용 특별법 제정 등 실효성 있는 입법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