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쥐 심장이 다시 젊어졌다…44만 개 세포 분석했더니 심장 나이 되돌릴 ‘스위치’ 발견[후암동 논문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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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심장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늙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 노화가 단순히 세월이 쌓이는 과정이 아니라, 심장 세포 안에서 특정 유전자가 꺼지고 켜지는 정밀한 사건이라는 사실이 사상 최대 규모의 심장 유전자 지도를 통해 확인됐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활동이 줄어드는 핵심 유전자를 늙은 쥐의 심장에 다시 보충했더니 심장 기능이 실제로 회복됐다는 결과가 나왔다.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제12권 제25호에 중국 푸와이병원 지앙핑 송 교수·독일 뮌헨대 다니엘 라이하르트 교수 공동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태아기부터 75세까지 29명의 심장 조직 54개에서 세포핵 44만2239개의 유전자 활동을 분석해 심장이 평생에 걸쳐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세포 단위로 추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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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염증으로 가득 찬다


분석 결과, 심장의 모든 주요 세포에서 공통된 변화가 확인됐다. 나이가 들수록 세포 기능의 균형이 무너지고, 염증 신호와 스트레스 반응이 증가했다.

특히 심장 근육세포에서 변화가 두드러졌다. 젊은 시절 많던 심장 근육세포 유형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줄고, 노화와 연관된 특정 세포들이 60세 이상 고령 심장에서 지배적으로 나타났다.

53세 성인의 심장 조직(왼쪽)과 비교해 73세 고령층의 심장 조직(오른쪽)에서는 세포 노화 및 스트레스와 연관된 특정 단백질(CRYAB, 붉은색)이 급격히 증가해 심장 전체를 뒤덮고 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제12권 제25호]


이 세포들은 스트레스에 지친 듯한 특성을 보였고,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는 확장성 심근병증 등 심장 질환과 연관된 유전자와도 상당히 겹쳤다.

혈관 세포, 결합 조직 세포 등 근육 외 다른 심장 세포들에서도 노화와 함께 염증 관련 유전자 활동이 증가하는 패턴이 동일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심장 노화가 특정 세포만의 문제가 아니라 심장 전체에 걸친 변화라고 설명했다.

유전자 하나 때문에 심장 세포가 늙는다


심근세포 내 유전자를 억제한 뒤 세포 노화 마커를 염색한 결과(아래), 대조군(위)과 달리 세포의 상당 부분이 노화 세포를 뜻하는 짙은 푸른색으로 변해 있다. 유전자 하나가 꺼진 것만으로 심장이 급격히 늙었음을 증명하는 현미경 사진이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제12권 제25호]


연구팀은 나이가 들수록 활동이 줄어드는 유전자 조절 인자들을 분석했다.

이 중 ‘PRDM16’이라는 유전자가 노화와 함께 가장 일관되고 뚜렷하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단백질 수준도 60세 이상 심장에서 젊은 성인 심장보다 낮았다.

기능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사람의 줄기세포로 만든 심장 근육세포에서 이 유전자를 억제했다. 결과는 분명했다.

실제 인간 심근세포에서 핵심 유전자(PRDM16)를 정상적으로 작동시켰을 때(위)와 인위적으로 억제했을 때(아래)의 모습. 유전자가 차단되자 심장 근육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커지며 심장 비대증 현상을 보이고 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제12권 제25호]


세포 분열을 막는 단백질이 늘었고, 세포 크기가 커졌으며, 에너지를 만드는 세포 소기관의 기능이 떨어졌다. 염증 물질 분비도 증가했다. 유전자 하나가 줄어드는 것만으로 심장 근육세포가 늙은 세포처럼 행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반대로 늙은 쥐의 심장에 이 유전자를 다시 보충하자 결과가 달라졌다. 심장이 혈액을 내보내는 능력이 대조군보다 유의미하게 높아졌고, 비대해진 세포 크기도 줄었다. 노화와 함께 망가졌던 여러 세포 기능도 부분적으로 되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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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나이 재는 시계도 개발


연구팀은 이번에 쌓은 데이터를 토대로 유전자 활동 패턴만으로 심장의 생물학적 나이를 예측하는 모델도 개발했다. 실제 나이와의 일치율이 99%에 달할 만큼 정확했다.

이 모델을 심장 질환 환자에게 적용하자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환자의 실제 나이보다 예측된 심장 나이가 더 높게 나왔다. 병든 심장은 유전자 수준에서 실제보다 빠르게 늙고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다만 이번 연구가 건강한 심장을 중심으로 분석했고 성별 차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밝혔다. 이 유전자의 감소가 심장 노화의 원인인지 결과인지 확정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참고논문


DOI : 10.1126/sciadv.aeg2614

논문 정보 : Hao Jia et al. ,Life-spandependent transcriptional dynamics of the human heart.Sci. Adv.12,eaeg2614(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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