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민족 중국어 강제·해외 처벌 조항…중국 민족단결법 시행 앞두고 대만 반발

[로이터]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소수민족의 표준 중국어 사용을 의무화하고 해외 ‘민족 분열 행위’까지 처벌할 수 있는 중국 ‘민족단결진보촉진법’이 다음 달 1일 시행을 앞둔 가운데, 중국 당국이 역외 적용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24일 중국 관영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후웨이리에 사법부 부부장(차관)은 이날 국무원 신문판공실 기자회견에서 역외 적용 조항에 대해 “주권 국가가 법에 따라 수행하는 정상적 입법 활동이며, 국제법 기본 원칙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후 부부장은 “최근 서방 언론이 63조를 왜곡해 ‘관할권 남용’이라고 폄훼하고 있으나, 이는 객관적이지 않고 법리 정신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역외 적용 조항은 국외에서 이뤄지는 각종 민족 관련 불법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상적인 인적 교류나 학술 토론, 경제·무역 협력 등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법은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에서 재적 2762명 중 2756명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55개 소수민족을 포함한 모든 중국인의 공동체 의식 강화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핵심은 언어 조항이다. 표준 중국어인 푸퉁화가 모든 학교의 기본 교육 언어로 지정된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제14대 달라이 라마. [로이터]


그동안 네이멍구·티베트·신장 등 소수민족 밀집 지역에서는 민족 고유 언어로 주요 교과목을 가르칠 수 있었으나, 시행 후에는 소수민족 언어를 외국어처럼 ‘제2언어’로만 가르칠 수 있게 된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중국 전문 연구원 얄쿤 울루욜은 지난 3월 AFP통신에 이 법이 “소수민족의 고유 언어 사용권을 보장했던 덩샤오핑 시대 정책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역외 처벌 조항인 63조는 중국 국경 밖의 조직이나 개인이 ‘민족단결과 발전을 훼손하거나 민족 분열을 선동하는 행위’를 할 경우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규정한다. 2020년 홍콩에 부과된 국가보안법의 역외 적용 조항과 유사한 구조다.

대만의 반발도 거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만중앙통신은 이날 대만 내 학자들과 시민단체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해당 법으로 대만인들이 법적·정치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훙푸차오 둥하이대 중국대륙·지역발전연구센터 부주임은 법 시행 후 대만인에 대한 입국 금지, 제재, 사업상 압박 등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안(중국과 대만)을 자주 오가는 대만인들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고, 학자·기자·시민단체·시사평론가까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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