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시 따랐는데 ‘D등급’…공공기관 경영평가 공정성 논란

금융노조 “정부 승인한 계획도 기준 바꿔 감점” 반발
총인건비제·경영평가 전면 개편 요구


정정훈 캠코 신임 사장 [캠코]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발표한 2025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둘러싸고 평가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정부 정책을 이행하거나 정부가 승인한 계획에 따라 기관을 운영했는데도 평가에서 감점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총인건비제와 경영평가 제도를 전면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6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캠코 사례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와 총인건비제가 얼마나 비합리적으로 운영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정부는 권한은 쥐고 책임은 기관과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9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2025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88개 공기업·준정부기관 가운데 우수(A) 등급은 15곳, 미흡(D·E) 기관은 16곳이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기관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고, 중대재해 발생에 따른 기관장 경고 대상에도 포함됐다.

금융노조는 특히 국유재산 매각 실적 평가를 문제 삼았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대통령실이 정부 자산 매각을 전면 중단하고 진행 중인 매각도 재검토하도록 지시하면서 캠코도 국유재산 매각을 중단했고, 소관 부처에 목표 조정을 요청했다. 그러나 최종 평가에서는 국유재산 매각 실적과 관련해 계량평가에서 감점을 받고 비계량지표에서도 D평가를 받았다. 정부 정책 변화가 평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총인건비 관리지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노조는 캠코가 하위 직급 적체 해소를 위해 마련한 인력운영 계획을 2023~2024년 기획재정부 계량평가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추진했지만, 이후 평가단이 지표 작성기준을 변경하면서 총인건비 초과를 이유로 최하점을 부여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승인한 계획을 사후적으로 다른 기준으로 평가했다는 것이다.

금융노조는 “기관마다 설립 목적과 인력 구조, 경영 환경이 다른데도 획일적인 총인건비제와 경영평가가 현장의 갈등만 키우고 있다”며 “공공기관은 평가점수를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인 만큼 총인건비제와 경영평가 제도를 전면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19일 경영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주요사업과 국정과제 추진 성과를 중심으로 기관 본연의 업무 수행 실적을 평가하고, 안전·친환경 등 사회적 책임과 재무건전성, 생산성, AI 활용 혁신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경영평가 결과는 기관장 인사와 성과급, 예산에 직접 연계된다. 기관평가에서 D·E등급을 받은 16개 기관은 내년도 경상경비가 삭감되고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해야 하며, 기관장 평가가 아주 미흡한 재임 기관장 2명은 해임 건의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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