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 낼 때 ‘직원 수’보다 ‘이것’ 본다?…AI 시대 세제 개편론

국회입법조사처, 법인지방소득세 안분기준 개편 제안
AI·플랫폼 기업 겨냥…정보통신·금융업부터 지역 매출 반영 검토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 확산으로 기업의 수익 창출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법인지방소득세를 지자체별로 나누는 기준도 ‘직원 수’와 ‘사업장 규모’ 중심에서 ‘지역 매출’ 중심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AI·플랫폼 기업처럼 적은 인력과 작은 사업장만으로도 전국 단위의 수익을 올리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현행 제도가 실제 경제활동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26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인공지능(AI) 시대의 법인지방소득세 안분 기준 개편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법인지방소득세는 둘 이상의 지방자치단체에 사업장을 둔 법인이 종업원 수와 사업장 건축물 연면적을 각각 50%씩 반영해 각 지자체에 세액을 배분하고 있다. 제조업 중심 산업 구조에서 노동과 자본이 투입된 지역에 세수를 배분해 수도권 편중을 완화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하지만 AI와 디지털 경제가 확산되면서 정보통신업과 금융업 등은 데이터와 플랫폼, 소프트웨어 같은 무형자산을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만큼 종업원 수나 건물 규모만으로는 지역별 가치 창출을 설명하기 어려워졌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입법조사처는 이에 따라 AI 활용도가 높은 정보통신업과 금융업을 중심으로 지역 매출을 반영하는 안분 기준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개편안은 세 가지다. 현행 종업원 수와 건축물 연면적 기준에 지역 매출액을 추가하는 방안, 종업원·건축물·지역 매출을 모두 반영하되 매출 비중을 더 높이는 방안, 지역 매출만을 기준으로 법인지방소득세를 배분하는 방안이다.

특히 세 번째 안은 미국에서 확산 중인 ‘단일 매출 기준(Single Sales Factor)’과 유사한 방식이다. 생산시설이나 본사 소재지보다 실제 상품과 서비스가 판매된 지역에 더 많은 세수를 배분하는 것이 핵심이다. 보고서는 미국도 제조업 중심 경제에서 디지털 경제로 전환되면서 지역 매출 중심으로 안분 기준이 변화하고 있으며, 일본 역시 업종별 특성에 맞춰 서로 다른 안분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지역 매출을 새로운 기준으로 도입할 경우 지방자치단체 간 세수 변동이 불가피한 만큼 단계적인 도입과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거래의 지역 매출 귀속 기준을 명확히 하고 세수 감소 지역에 대한 재정 보완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입법조사처는 “현행 안분 기준의 정책적 취지는 유지하면서도 산업 구조 변화와 AI 시대의 가치 창출 방식을 반영할 수 있도록 법인지방소득세 안분 기준 개편 논의를 본격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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