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에 붙은 따개비 등 갑각류, 운항에 차질
호르무즈 해협에 묶인 유조선만 약 600척
따개비 제거에만 상당한 시간 소요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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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체에 붙은 따개비들을 제거하고 있는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 없음). [틱톡 캡처]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해제에도 글로벌 원유 공급망이 곧바로 정상화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수개월 동안 해협에 발이 묶여 있던 탓에 선체에 따개비와 조개류, 해조류 등 각종 해양 생물로 뒤덮이면서 운항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미 CNN 방송은 지난 23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해 있던 수백 척의 대형 유조선이 운항을 재개하기에 앞서 선체 청소 작업이라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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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8일(현지시간) 오만의 무산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 [로이터] |
해운업계에선 따개비와 홍합, 조개, 해조류 등 갑각류가 선체에 붙어 증식하는 ‘바이오파울링’ 현상으로 인해, 정상적인 운행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파울링 현상으로 인해 단순한 오염 문제를 넘어 선박의 운항 효율과 안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초대형 유조선(VLCC)의 경우 길이가 300m를 넘고 폭이 45m 안팎에 달하며, 선체 하부 면적만 약 1만4000㎡)에 이르는 만큼 대규모의 청소작업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최대 6명의 잠수부들이 스크레이퍼와 고압세척기를 사용해 4~5시간 동안 작업해야 선체에 붙은 해양 생물을 제거할 수 있다.
선체에 붙은 해양 생물을 제거하는 작업 또한 간단하지 않다. 잠수부들은 특수 장비를 활용해 선체에 붙은 생물을 제거해야 하는데, 따개비처럼 해양 생물에 선체에 단단히 부착된 경우에는 전동 연마기나 유압식 고압 세척기를 동원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선체의 특수 코팅이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훼손될 경우 환경 규제 위반이나 보험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프로펠러 청소는 더욱 까다롭다. 경우에 따라서는 프로펠러를 분리해 세척한 뒤 다시 장착해야 할 정도로 작업 강도가 높다.
이런 가운데 현재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기다리는 선박이 약 600척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업계에는 상당한 작업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롱아일랜드에서 선박 잠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라이언 맥컬리는 CNN에 “작업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선박 규모가 워낙 크다”며 “개별 잠수부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선박 청소업체를 운영하는 데릭 햄은 CNN에 “호르무즈 해협에 4개월 동안 유조선들이 묶여있으면 선체에 상당한 양의 해양 생물이 쌓이기에 충분한 시간”이라며 “운항을 재개하려면 이를 모두 제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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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현지시간) 오만의 무산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 [로이터] |
이처럼 선체에 붙은 해양생물을 제거하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비용도 오르고 있다.
국제선주협회(BIMCO)의 아론 쇠렌센 환경책임자는 “최근 선체 청소 업체들이 선박 한 척당 수만달러 수준의 비용을 청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당한 비용 부담에도 업계가 선체 청소에 나서는 이유는 안전과 효율 때문이다. 선체에 해양 생물이 붙은 채 운항을 이어갈 경우 선박에 대한 물의 저항이 크게 증가해 연료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중동에서 아시아나 호주까지 장거리를 운항하는 유조선의 경우 연료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는 것이 해운업계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프로펠러에 생물이 과도하게 붙을 경우 추진력이 저하될 수 있고, 냉각수 유입 밸브에 해양 생물이 들어가 선박 냉각 시스템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로이즈보험협회(Lloyd‘s Market Association)의 닐 로버츠 해상·항공 부문 책임자는 “연료비는 선박 운영비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체 청소는 원유 수송 정상화를 위한 여러 과제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CNN은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됐다고 해서 원유 공급이 즉시 정상화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지연의 시작은 따개비와 해양 생물이지만,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