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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32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28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의 32강 진출이 무산되면서 방송가의 ‘월드컵 특수’도 세 경기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가뜩이나 시차 문제로 시청률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대표팀의 토너먼트 진출까지 불발되며 방송사들의 광고 수익에도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멕시코, 체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조별리그 A조에 속한 한국은 조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체코와의 1차전에서는 2-1 승리를 거뒀지만,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0-1로 패한 데 이어 승리가 유력할 것으로 점쳐졌던 남아프리카공화국전에서도 0-1로 무너지며 자력으로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후 한국은 조 3위 8개 팀에게 주어지는 와일드카드를 통해 토너먼트 진출을 노렸지만, 유리한 경우의 수가 잇달아 무산되면서 결국 조 3위 팀 가운데 10위에 그쳐 탈락이 확정됐다.
지구 최대 축구 축제를 맞아 시청률 상승과 광고 매출 확대를 기대했던 방송가로서는 뼈아픈 결과다. 월드컵은 대표팀이 토너먼트에 오를수록 시청률이 급등하고 광고 효과도 극대화되는 대표적인 ‘킬러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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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5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대표팀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 |
실제로 디지털·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광고 시장이 분산되는 상황에서도 이번 월드컵 중계에 나선 KBS와 JTBC는 한국의 조별리그 3경기 광고를 모두 완판했다. JTBC로부터 140억원을 들여 중계권을 확보한 KBS는 중계권료를 웃도는 180억원의 광고 매출을 올렸고, JTBC 역시 한국전 3경기 광고를 총 185억원에 모두 판매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는 대회 초반 전체 경기 광고를 판매한 뒤 대표팀이 32강에 진출할 경우 토너먼트 경기 광고를 추가로 판매할 계획이었다. 홍명보호의 성적에 따라 광고 수익을 더욱 늘릴 수 있었던 셈이다.
앞서 코바코는 한국의 첫 경기 광고 완판 소식을 전하며 “남은 대회 기간에도 대한민국 대표팀 경기 일정과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에 맞춰 광고주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더욱이 이번 대회는 참가국이 48개국으로 확대되면서 한국이 최소 4경기 이상 치를 것이라는 기대가 더욱 컸다. 그러나 대표팀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면서 방송사들이 기대했던 월드컵 특수도 예상보다 일찍 끝나게 됐다.
코바코 관계자는 “다른 국가 경기의 광고 판매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한국의 탈락 이후 광고주들의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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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 [연합] |
특히나 경영난으로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JTBC 입장에서는 ‘회생의 마지막 동아줄’마저 놓친 셈이 됐다. JTBC는 오는 2032년까지 동·하계 올림픽과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하는 데 약 7000억원을 투자했다.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 중계료로만 1920억원을 투입됐다.
하지만 지상파 3사와의 중계권 재판매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결국 KBS에만 140억원을 받고 판매하는 데 그쳤고, 네이버에는 디지털 중계권을 300억원에 넘겼다. 중계권 재판매 수익과 조별리그 광고 판매를 모두 합쳐도 투입 비용의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아울러 방송가 일각에서는 이번 북중미 월드컵을 계기로 국제 스포츠 중계에 대한 방송사들의 셈법이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드라마와 예능 등 대부분의 콘텐츠 소비가 모바일과 OTT 중심으로 이동한 상황에서도 대형 스포츠 이벤트만큼은 TV가 핵심 플랫폼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을 통해 스포츠 중계 역시 모바일과 PC 기반 시청 수요가 더욱 뚜렷해지면서 ‘대형 스포츠 이벤트=지상파’라는 공식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이번 대회는 지상파 3사 가운데 KBS만 중계에 참여했고 주요 경기가 새벽과 오전 시간대에 편성되는 악조건이 있었지만, 이전 월드컵과 비교했을 때 한국전 시청률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KBS와 JTBC에 따르면, 이번 월드컵 한국전의 방송사 합산 시청률은 1~3차전 모두 14~17%대에 머물렀다. 이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였던 우루과이전의 합산 시청률 41.7%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반면 네이버는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을 통한 디지털 생중계로 흥행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체코와의 1차전에서는 최고 동시 접속자 수가 482만명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최종전에서는 500만명까지 늘었다.
한 방송업계 관계자는 “이번 월드컵 중계권 협상이 쉽지 않았던 것도 ‘월드컵은 반드시 중계해야 한다’는 기존 관행에 대해 방송사들이 손익을 중심으로 다시 계산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며 “반면 모바일과 OTT 플랫폼은 스포츠 중계 경쟁력을 확인하며 자신감을 얻고 있다. 보편적 시청권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대형 스포츠 이벤트마저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