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학당총동창회 “‘스벅 가야지~’ 일부 일탈로 치부해선 안돼…교장 즉시 사퇴해야”

김동연 총동창회장 및 임원 일동 입장문 게재
“140년 전통 명문학당 명예 실추·엄중한 일
광주제일고 선수단·학부모·지도자께 사과”


이규연 광주제일고등학교(광주일고) 교장이 전국 고교야구대회 도중 발생한 상대팀 배재고등학교의 응원 구호 논란과 관련한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30일 서울 송파구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를 방문하고 있다. 배재고 야구부 일부 학생 선수들은 지난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광주일고와 경기 중 상대 더그아웃을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라고 외쳤다.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고교야구대회에서 경기 도중 상대팀인 광주제일고를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라고 지역 조롱 응원 구호를 외쳐 논란이 된 배재고등학교의 총동창회가 “참담한 심정으로 깊은 유감과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학생과 학교 측을 대신해 사과했다.

김동연 배재학당총동창회 제39대 회장 및 임원 일동은 30일 총동창회 누리집에 입장문을 올려 “현재 알려진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는 단순한 응원 과정의 실수가 아니라 스포츠 정신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이며,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기본 가치로 삼아야 할 학생으로서는 결코 해서는 안 될 행동이다”라며 “특히 특정 이념이나 사상과는 전혀 무관하게, 운동장에서 반드시 지켜야할 기본적인 품격과 예의를 저버린 행위라는 점에서 더욱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배재학당총동창회 홈페이지 갈무리]


총동창회는 “배재학당은 14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 속에서 인격과 품성을 중시하며, 상대를 존중하고 섬김을 실천하는 배재정신을 교육의 근간으로 삼아 온 민족의 명문학당”이라며 “이번 사태는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켰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상대 학교와 동문들께 큰 상처를 드렸다는 점에서 깊은 반성과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광주제일고 선수단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정정당당한 승부를 위해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결코 있어서는 안 될 모욕과 상처를 드렸으며, 경기를 지켜보신 학부모님들과 지도자 여러분께도 실망과 분노를 안겨드렸다”며 “배재인 모두를 대신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라고 고개 숙였다.

아울러 배재학교 법인을 향해선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엄정 조치,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총동창회는 “이번 사태는 단순히 일부 학생들의 일탈 행위로만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라며 “학생 선수들에 대한 평소 교육과 지도, 감독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이뤄져야 하며, 관리 감독 책임이 있는 학교 지도부 또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학교 최고 책임자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도의적·관리적 책임을 지고 교장은 즉각 사퇴해야 하며, 학교법인 또한 관련 책임에 대해 엄중한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라고 교장 사퇴를 촉구했다.

이어 “향후 학교 측의 조사와 후속 조치를 예의주시할 것이며,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킨 행위와 그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이 확인될 경우 관계자들에 대한 더욱 엄정한 책임 추궁과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번 사안을 결코 축소하거나 형식적으로 처리해선 안 되며, 배재 공동체와 국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책임 있는 조치가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전날 서울 양천구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배재고 일부 학생 선수들은 상대 광주제일고 더그아웃을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라고 했고, 일부 선수는 “탱크데이!”라고 외쳤다. 여럿이 율동도 함께 했다.

‘스타벅스 가야지’ 구호는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된 스타벅스 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을 연상케하는 조롱성 표현으로 해석돼 부적절한 구호라는 지적이 나왔다. 경기 당시 광주제일고 측은 곧바로 심판진에 항의했고, 심판은 배제고 측에 주의를 주며 상황이 일단락됐다.

이후 배재고는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자 전날 누리집에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사과문에서 학교 측은 “해당 학생 선수를 즉시 제지하고, 현장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해 상황을 축소했다는 의혹을 샀고, 그 마저도 인공지능(AI) 제미나이 워터마크가 삽입된 문건이어서 논란을 더욱 키웠다.

한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이날 성명을 내 “숭고한 민주주의 역사를 희화화한 이 반역사적 행위는 최소한의 스포츠정신마저 내팽개친 행위이며, 이를 현장에서 제지하는 지도자조차 없었다는 사실은 교육적 방임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극우 성향의 조롱과 혐오 표현이 청소년들의 공적 공간과 스포츠 현장에까지 침투해 일상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며 “더 이상 일부 청소년의 철없는 장난이나 일탈로 치부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등교사노조 역시 “혐오와 왜곡된 정보가 놀이처럼 소비되는 사회적 환경을 외면한 채 학생 개인만을 비난하는 것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정부와 교육 당국에 범사회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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