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포폰 막는다…내달 6일부터 휴대폰 개통 시 ‘안면인증’ 단계적 시행

이통3사·알뜰폰 대면·비대면 채널 적용
생체정보 우려에 대체 인증·예외 절차 병행
외국인 회선은 하반기 진위확인·개통요건 강화

 

서울 시내의 한 SK텔레콤 대리점 앞에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다음달 6일부터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인증으로 신원 확인을 강화하는 절차가 시행된다.

불법 대포폰을 차단하고 보이스피싱과 명의도용 범죄에 악용되는 부정개통을 가입 단계에서 걸러내겠다는 취지다.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사의 대면·비대면 개통 채널에 안면인증을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모바일신분증과 주민등록초본 등 대체 인증수단도 병행한다.

다만 생체정보 활용에 따른 우려를 감안해 안면인증 실패 시에는 예외 절차를 두기로 했다. 외국인 명의 회선에 대해서는 하반기 신분증 진위확인 체계를 개선하고 개통요건을 강화한다.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휴대전화 부정사용 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휴대전화가 금융거래와 본인인증의 핵심 수단으로 쓰이는 환경을 반영해 마련됐다. 과기정통부는 명의도용, 명의대여, 법인폰 악용 등 부정사용 유형별로 개통 단계의 신원확인을 강화하고 사후 제재를 확대한다.

가장 먼저 적용되는 조치는 안면인증이다. 최근 개인정보 유출이 늘고 신분증 위·변조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기존 신분증 확인만으로는 타인 명의 개통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대포폰 적발 건수는 2만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조3000억원에 달했다.

다만 안면인증은 시행 전부터 논란이 적지 않았다. 휴대전화 개통 과정에서 얼굴 정보와 같은 민감한 생체정보를 활용하는 만큼 개인정보 보호와 이용자 선택권을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안면인증 원본을 저장하거나 보관하지 않고 대조점 확인 즉시 관련 정보를 파기하도록 했으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을 통해 해킹 취약점 등 보안성 점검도 진행했다.

서울 시내 한 휴대폰 매장 앞을 시민이 지나고 있다. 이상섭 기자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의 개선 권고를 반영해 대체 인증수단도 마련했다. 스마트폰을 보유한 이용자는 행정안전부가 제공하는 모바일신분증 앱 인증을 활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 없거나 생애 최초 개통, 단말 분실 등으로 모바일신분증 이용이 어려운 경우에는 당일 발급한 주민등록초본 확인을 대체수단으로 쓸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시행 초기 혼선을 줄이기 위해 대체 인증수단과 법적 근거를 순차적으로 보완한다. 8월에는 대체 인증수단의 편의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9월에는 주민등록초본 진위 여부 확인 절차를 본인확인 시스템과 연계할 계획이다. 10월에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안면인증의 법적 근거와 부정개통 제재 기준을 명확히 한다.

외국인 명의 대포폰 문제는 하반기 보완 과제로 남았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외국인 명의 회선이 대포폰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안면인증 도입만으로 부정개통을 충분히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법무부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외국인 신분증 진위확인 체계를 개선하고 회선 개통요건을 강화하기로 했다. 원칙적으로 1인 1회선을 적용하고, 추가 회선이 필요한 경우 소명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명의대여와 법인폰 악용에 대한 대응도 강화된다. 이른바 ‘내구제 대출’처럼 대출이나 고액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휴대전화를 개통하게 한 뒤 단말기와 유심을 넘겨받는 범죄를 막기 위해 개통 단계에서 대포폰의 불법성과 처벌 가능성을 고지하도록 한다. 법인폰의 경우 법인 등록정보 교차검증을 확대하고, 부도 위험이 높은 사업자의 일부 회선에는 실사용자 등록제를 적용한다. 180일 내 4회선 원칙을 기준으로 단기간 다회선 개통도 제한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세종 청사. [헤럴드DB]

사후 제재도 강화했다. 이미 과기정통부는 부정 개통이 확인된 알뜰폰 3개사에 대해서는 영업정지 처분 절차를 내렸다. 또 전화번호를 거짓 표시한 인터넷전화사업자 1곳에 대해서는 등록취소 절차를 추진 중이다.

이밖에 이용자가 원치 않는 추가 개통을 막는 가입제한서비스도 확대된다. 현재는 이용자가 직접 신청해야 하지만, 11월부터는 휴대전화 계약 시 가입제한서비스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최우혁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실장은 “대포폰이 각종 민생범죄의 핵심수단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통단계의 본인확인 강화는 국민의 재산과 신원을 보호하는 가장 효과적인 사전 예방책이 될 수 있다”며 “이용자의 선택권과 편의성이 보장되며 대포폰이 효과적으로 방지될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 관계기관과 협력 등을 통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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