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소상공인, ‘8531만원’ 빚만 남겼다

국세청 실태조사…68.5% 부채 보유
폐업 뒤 취업이 41%…재창업은 26%


폐업하는 소상공인 10명 중 7명이 ‘장사가 안돼서’라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위 매출 부진이 폐업의 주요 원인이었는데 폐업을 결심하는 매출 감소폭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은 ‘매출이 절반 가량 줄었을 때’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폐업하는 소상공인들의 평균 부채는 8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폐업 소상공인의 41%는 재창업 대신 ‘취업’을 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벤처기업부는 30일 국세청 폐업자 현황과 폐업 소상공인 실태조사를 토대로 한 정량·정성 통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공개된 2025년 폐업 사업자 수는 97만5681개로 전년 100만8282개보다 3만2601개 줄었다. 폐업률도 같은 기간 9.04%에서 8.64%로 0.40%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소상공인이 많은 제조업·도매업·소매업·음식업·숙박업·서비스업 등 소상공인 주요 6대 업종의 지난해 폐업 사업자 수는 75만1264개, 폐업률은 11.08%였는데 이는 전체 폐업률보다 2.44%포인트 높은 수치다. 부동산 매매·임대업을 제외한 폐업률도 10.14%로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관련기사 2면

폐업을 결심한 이유로는 ‘수익성 악화·매출 부진’을 꼽은 응답이 70.9%였다. ‘가족 등 개인 사정’은 13.7%, ‘건강·노령에 따른 은퇴’는 12.1%였다. 이 조사는 최근 1년 안에 폐업 경험이 있고 희망리턴패키지·노란우산공제·지역신보 보증 등 관련 정부 사업에 참여한 소상공인 1500명을 조사한 결과다.

또 매출 부진의 배경으로는 ‘내수 부진’을 원인으로 지목한 사례가 가장 많았다. 수익성 악화·매출 부진을 폐업 원인으로 답한 소상공인 가운데 62.5%가 ‘내수 부진에 따른 고객 감소’를 이유로 들었다. 원재료비 부담은 29.4%, 인건비 상승은 28.8%, 임대료·관리비 등 고정비 상승은 24.9%였다. 손님은 줄고 비용은 오른 상황이 폐업 결심으로 이어진 셈이다.

폐업을 결심한 시점의 ‘매출 감소폭’을 조사한 결과 폐업자의 64.4%는 정상 매출보다 40% 이상 줄었을 때 폐업을 결심했다고 답했다. 매출 감소율 구간별로는 40~60% 감소가 39.1%로 가장 많았다. 60~80% 감소는 13.1%, 80% 이상 감소도 12.2%였다.

폐업 결심 당시 부채를 갖고 있었다는 응답은 68.5%였다. 부채 보유자의 평균 부채 금액은 8531만원이었다. 제1금융권 대출이 평균 3483만원으로 가장 컸고, 지역신용보증재단 보증부 대출 2585만원, 제2금융권 1293만원, 정부 정책자금 682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연령대별로는 20대 이하 3567만원, 30대 7295만원, 40대 7673만원, 50대 8424만원, 60대 이상 9897만원으로 고령층일수록 부채 부담이 컸다.

폐업 과정의 비용 부담도 컸다. 폐업 시 비용을 지출한 소상공인의 평균 폐업 비용은 1286만원이었다. 항목별로는 철거·원상회복 등 점포정리 비용이 559만원으로 가장 컸고, 원재료비 외상 체납액 221만원, 종업원 퇴직금 205만원, 임대료 미납 및 잔여 임대료 113만원, 세금·공과금 체납 납부 106만원 순이었다.

폐업 과정의 가장 큰 애로사항도 돈 문제였다. 복수응답 기준으로 ‘대출금 상환’을 꼽은 비율이 45.5%로 가장 높았다. ‘폐업 시점 결정’은 37.3%, ‘점포 정리 비용’은 32.0%, ‘보증금·권리금 회수’는 30.7%였다. 창업 시 지불한 권리금은 평균 1337만원이었지만 폐업 시 회수한 권리금은 평균 422만원에 그쳤다. 권리금 회수율은 31.5% 수준이었다.

폐업 결심 이후 실제 사업자등록 말소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7.7개월이었다. 3개월 미만이 38.4%로 가장 많았지만 1년 이상 걸렸다는 응답도 25.9%였다. 소요 이유로는 새로운 인수자·양도 물색 30.6%, 폐업 절차 파악 26.1%, 잔여 임대차 기간 20.3%, 대출금 상환 18.8% 등이 꼽혔다.

폐업 후 진로는 재창업보다 취업이 많았다. 조사대상에게 현재 상태를 묻는 질문에는 ‘취업 또는 취업 준비 중’이라는 응답은 41.4%였다. 재창업 또는 재창업 준비 중은 26.9%에 그쳤고, 경제활동 포기·휴식도 29.3%였다. 한 번 폐업한 소상공인의 경우 다시 창업을 하기보다 안정적인 근로소득을 찾는 흐름이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홍석희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