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년차 교사는 늦게까지 남아 문단속 퇴근’ ‘갑질’ 초등학교 교장…법원, 견책 정당 [세상&]

교사가 공론화하면서 감사 착수
징계위원회, 견책 처분
불복 소송 냈지만 패소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1년차 교사들에게 야근·문단속 당번제를 지시하는 등 ‘갑질’ 의혹을 받은 초등학교 교장을 견책 징계 처분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A교장이 지위를 이용해 의무 없는 초과 근무를 종용하는 등 이른바 ‘연차 문화’를 방관·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공현진)는 A교장이 교육부장관을 상대로 “견책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지난 5월 14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

견책은 주의를 주는 것으로 가장 가벼운 수위의 징계 처분이다. 다만 인사 기록에 기재돼 승진·승급 등에 제한받을 수 있다.

사건은 지난 2024년 6월에 공론화됐다. 대구 지역의 한 국립 초등학교 교사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불합리한 조직 문화에 대한 폭로글을 게재했다.

그는 해당 글에서 “감시, 억압, 부당한 명령 등 불합리한 학교 문화를 겪고 있다”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모든 선생님들이 퇴근하고 나서야 1년차가 퇴근할 수 있도록 지시받은 것”이라고 적었다.

언론 보도가 이어지면서 감사가 시작됐다. 징계위원회는 지난 2024년 7월, A교장에게 견책 징계 처분을 내렸다.

징계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A교장은 교무부장 등 교사들에게 “1년차는 모두 늦게까지 남아야 한다”며 “당분간 21시 30분까지 근무한 후 문단속을 하고 퇴근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인정됐다. 이어 연차 문화의 전통을 명목으로 청소, 행사 준비, 우편물 배부 등에 대해 당번제를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A교장은 지난해 5월, 징계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A교장 측은 “감사관이 조사 대상자들에게 회유·협박을 했다”며 “문제가 된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발언을 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고충 발언에 형식적으로 호응한 게 왜곡된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은 A교장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징계위원회는 A교장에게 유리한 자료를 포함해 감사 과정에서 수집된 진술, 객관적 증거를 모두 검토한 뒤 징계 처분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A교장의 주장을 기각했다.

이어 “문제가 된 A교장의 발언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이들은 ‘A교장이 기강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1년차 모두 늦게까지 남겨야 한다’, ‘당분간 1년차 교사 전원이 남아서 9시 30분에 문단속을 하고 마치는 것으로 하자’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며 “매우 구체적이고 자연스러워 믿을 수 있다”고 밝혔다.

법원은 “징계사유의 요지는 결국 A교장이 자신의 업무상 지위를 이용해 1년차 전입 교사들에게 의무 없는 초과 근무를 종용했다는 것”이라며 “A교장이 연차문화를 방관 또는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목적이 학교의 원활한 운영이었다고 하더라도 상급자로서 하급자에게 의사에 반하는 초과 근무를 종용한 것은 정당화되기 어렵다”며 “상응하는 제재가 불가피하다”고 결론 내렸다.

이 판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1심 판결에 대해 A교장이 불복해 항소했다. 2심이 서울고법에서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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