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리뷰, K-바이오 혁신성 주목…한미약품·SK바이오팜 ‘글로벌 선도기업’ 등극

네이처 리뷰 드럭 디스커버리 분석…아시아·남미 45개사 15년 R&D 추적
매출 17% 쏟아부은 한미·독자 플랫폼 구축한 SK바이오, 최상위 9대 기업 진입
유한·대웅·삼성바이오·GC녹십자도 ‘신흥 혁신기업’ 분류…글로벌 빅파마 추격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 [SK바이오팜 제공]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간판 기업인 한미약품과 SK바이오팜이 아시아 및 신흥국 시장에서 제네릭(복제약) 중심의 사업 구조를 탈피하고 혁신 신약 중심의 ‘글로벌 혁신 선도기업(Innovation Leader)’으로 우뚝 섰다는 세계적 학술지의 전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유한양행과 대웅제약, 삼성바이오로직스, GC녹십자 등은 그 뒤를 매섭게 쫓는 ‘신흥 혁신기업’으로 공인받았다.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 학술지 네이처의 신약 개발 자매지인 ‘네이처 리뷰 드럭 디스커버리(Nature Reviews Drug Discovery)’는 1일(현지시간) 글로벌 의약품 시장의 R&D 생산성 동향을 분석한 저자 아자이 가우탐의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진은 2010년부터 2025년까지 15년간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동유럽, 중동, 아프리카(EEMEA) 지역의 45개 주요 바이오제약 기업의 R&D 투자 추이와 포트폴리오 전환 전략을 심층 추적했다.

논문은 신흥국 제약사들을 연간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R&D 집약도)과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의 비중에 따라 ‘혁신 선도기업(Innovation Leaders)’, ‘신흥 혁신기업(Emerging Innovators)’, ‘제네릭 플레이어(Generic Players)’로 분류했다.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제공]


분석 결과 연간 매출의 20% 안팎을 R&D에 지속 투자하며 미국·유럽의 다국적 빅파마 수준의 포트폴리오를 갖춘 최고 등급인 ‘혁신 선도기업’에는 전 세계 단 9개사만 이름을 올렸다. 한국에서는 한미약품과 SK바이오팜 2개사가 포함됐으며, 중국의 항서제약, 이노벤트, 이노벤트, 시노바이오 등 7개사가 함께 포진했다.

반면 매출의 8~12%를 R&D에 투자하며 혁신 자산 비중을 25~50%까지 끌어올린 ‘신흥 혁신기업’ 등급에는 총 10개사가 선정됐다. 한국에서는 유한양행과 대웅제약, 삼성바이오로직스, GC녹십자 등 4개사가 대거 포함되며 탄탄한 허리 축을 증명했다. 인도의 바이오콘, Dr.레디스, 동유럽의 게데온 리히터 등이 이 그룹에서 한국 기업들과 치열한 추격전을 벌이고 있는 피어그룹으로 분류됐다.

저자는 혁신 선도기업에 오른 한미약품의 체질 개선 성과를 구체적인 지표로 조명했다. 한미약품은 2010~2015년 기간 동안 매출의 약 10%를 R&D에 투자했으나, 이후 전략적 드라이브를 걸어 지난 10년간 평균 R&D 투자 비율을 매출액 대비 17% 수준까지 대폭 끌어올렸다. 저자는 한미약품이 이러한 강력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대사질환 및 희귀질환 분야의 전문 파이프라인을 구축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대규모 기술수출 성과를 내며 생산성을 증명했다고 분석했다.

SK바이오팜은 제네릭 사업을 영위하던 기존 제약사와 달리, 초기부터 고유의 독자적인 기술 플랫폼 역량을 심화시켜 차별화된 혁신 신약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을 직접 공략하는 고부가가치 혁신 선두 주자로 평가받았다.

유한양행 본사 전경 [유한양행 제공]


신흥 혁신기업으로 분류된 유한양행의 고속 성장세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유한양행은 과거 2010~2015년 기간에는 매출 대비 R&D 투자율이 5% 미만에 불과한 제네릭 플레이어였으나, 최근 5개년 평균 투자율을 12% 수준까지 가파르게 상향하며 항암제 영역의 핵심 혁신 기업으로 도약 중이다. 대웅제약과 GC녹십자, 그리고 바이오 의약품 생산 인프라를 바탕으로 영역을 넓힌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입을 가속화하는 신흥 주자로 명시됐다.

지역별로는 한국과 중국 기업들이 고투자의 강력한 혁신 드라이브를 걸며 아시아 바이오 혁신의 양대 축을 형성했지만, 인도 기업들은 신흥 혁신기업 수준에 머물렀다. 남미와 중동 지역 제약사들은 R&D 투자율이 4~6%에 그쳐 여전히 복제약 사업 구조에 안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자는 “한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의 바이오·제약 혁신 리더들이 핵심 전문 영역 확보와 차별화된 기술 플랫폼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 역량을 입증하고 있다”며 “이들이 향후 수년 내에 미국과 유럽의 제약 패권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밀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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