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원장 플랫폼서 국채 발행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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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중앙은행, 그리고 화폐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2026년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윤창빈 기자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프로젝트 한강’ 등 한국의 토큰화 생태계 구축 사업이 유럽보다 2년가량 앞서 있다고 강조했다.
신현송 총재는 1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ECB(유럽중앙은행) 중앙은행 포럼(신트라 포럼)’에서 ‘통합원장의 실제 구현: 프로젝트 한강의 교훈(A unified ledger in practice: lessons from Project Hangang)’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자산 토큰화란 부동산, 미술품, 채권 등 실물·금융 자산의 소유권을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토큰으로 바꾸는 절차를 말한다. 자산을 여러 조각으로 나눠 거래할 수 있게 해 거래 효율성과 자산 유동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신 총재는 “화폐제도 변화의 중심에 토큰화가 있다”며 “토큰화된 돈은 단순한 ‘가치의 저장·이전 수단’을 넘어 약속과 절차까지 품은 ‘똑똑한 돈’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화폐뿐 아니라 국채·주식 같은 자산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고 신 총재는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 총재는 토큰화된 돈과 자산이 어우러질 ‘무대’로 ‘통합원장(unified ledger)’을 제시했다. 하나의 프로그래밍 가능한 플랫폼 위에 ▷토큰화된 중앙은행 돈 ▷토큰화된 은행 예금 ▷토큰화된 자산 등을 함께 올리자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거래가 어긋나지 않고 단순하고 안전하게 처리될 수 있다고 신 총재는 강조했다.
신 총재는 통합원장의 중심에 중앙은행을 두는 이유에 대해 “탈중앙화된 블록체인은 검증 참여자들에게 끊임없이 보상을 줘야 하고, 안정성을 높일수록 비용과 수수료가 치솟게 된다”며 “중앙은행이 오랜 기간 쌓은 신뢰를 활용해 토큰화의 장점은 누리면서도 값비싼 경쟁 없이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금토큰과 다른 민간 지급토큰과 차이점에 대해서는 “스테이블코인 등 민간 지급토큰은 발행자 사정 등에 가치가 출렁이고 어느 블록체인에 있느냐에 따라 같은 토큰도 서로 다른 돈으로 취급된다”며 “예금토큰은 어느 은행에서든 똑같은 1원으로 통하고 익명으로 거래되는 민간 지급토큰보다 안정하다”고 강조했다.
신 총재는 한국형 디지털 통화 실증 사업인 ‘프로젝트 한강’에 대한 소개를 이어갔다. 하반기 시작 예정인 2단계 프로젝트에서는 참가 은행이 9개로 늘어나고 생체인증, 예금과 예금 토큰 간 자동 전환 같은 편의 기능을 추가한다. 정부 재정 집행에도 프로그래밍 기능을 본격 활용할 예정이다.
신 총재는 “지금까지 국고금 집행은 지급 이후에 점검·정산하는 방식에 주로 의존하면서 잘못된 사용을 미리 막기 어렵고 점검·환수에 적지 않은 인력과 자원이 들었다”며 “프로그래밍 기능을 통해 이를 사전 규칙 중심으로 옮기면 재정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떠받치는 토대 자체를 바꾸는 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신 총재는 국채 등 자산을 토큰화하는 사업도 예고했다. 그는 “앞으로 두 가지를 더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선 중앙은행 돈과 예금에 더해 ‘자산’까지 토큰화하는 것”이라며 “국채가 통합원장 안에서 발행·유통되면 국채 소유권과 대금의 교환이 동시에 처리되고 담보 관리가 자동화돼 중앙은행 본연의 책무인 통화정책과 금융안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젝트 아고라와 디지털화폐 시스템을 연계하는 것도 함께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외환, 더 나아가 증권 결제를 한 번의 거래로 처리해 비용을 낮추고 원화의 국제적 활용도를 넓힐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프로젝트 아고라란 미국·유럽 등 8개국 중앙은행과 40여개 금융기관이 참여해 여러 나라의 토큰화된 화폐를 한 플랫폼에서 주고받는 국경 간 결제 실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