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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청 |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0여 년이 흘렀다. 주민이 직접 시장과 구청장 등을 선출하는 제도가 정착됐지만, 4년마다 치러지는 선거는 공직사회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온다.
선출직 단체장이 바뀌면 공직자들의 역할과 위상도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시와 자치구는 행정 조직이 비교적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 공직자들의 업무 이력이나 인간관계 등이 선거 이후 다양한 해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번 지방선거 이후 서울시에서도 1급(관리관) 간부 4명이 사의를 표명했고, 이 가운데 3명이 공직을 떠났다.
서울시 한 간부는 “선거 전에는 특정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오면서 여러 해석과 평가가 뒤따랐고, 결국 일부 간부들의 퇴직으로 이어진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이 사상 최초로 5선 서울시장에 당선되면서 민선 9기 조직 활력을 위해 직원들 승진을 위해 1급 사표를 받은 측면도 있다.
자치구는 상황이 더욱 민감하다.
지역 단위가 상대적으로 작은 만큼 30여 년 동안 함께 근무하며 형성된 인간관계나 업무 이력이 자연스럽게 알려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선거 결과에 따라 공직사회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이번 선거 이후 한 자치구에서는 언론팀장이 근무평정을 받는 과정에서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겼다.
반면 다른 자치구에서는 인사를 총괄하는 행정국장이 교체된 이후 언론팀장이 핵심 보직으로 이동하는 사례도 있었다.
언론팀장은 단체장의 시정·구정 철학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전달하는 자리인 만큼, 단체장이 교체되면 인사 변동이 뒤따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대로 현직 구청장이 재선이나 3선에 성공하면 업무 성과를 인정받아 승진하는 사례도 종종 나타난다.
결국 선거 결과에 따라 같은 직무를 수행한 공직자의 처지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한 자치구 간부는 “공무원은 주민을 위해 맡은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이라며 “하지만 단체장이 바뀌면 경쟁 과정에서 만들어진 각종 이야기나 오해 때문에 본의 아니게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방자치가 성숙해질수록 정치적 책임성과 행정의 연속성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는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선출직 단체장은 주민의 선택을 존중받아야 하지만, 공직사회 역시 정치적 이해관계와 무관하게 전문성과 행정의 연속성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
정치는 4년마다 바뀔 수 있다.
그러나 시민을 위한 행정은 하루도 멈춰서는 안 된다.
지방자치가 한 단계 더 성숙하기 위해서는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성실하게 일하는 공직자가 정치적 오해나 불필요한 희생양이 되지 않는 공직문화 역시 함께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