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회장 숏리스트 확정 임박에도…금융지주 지배구조 방안은 또 지연

금감원장 ‘KB 숏리스트 전 발표’ 예고에도
회추위 하루 앞두고도 발표 일정 잡지 못해
“당국 차원 조율 완료, 청와대 재가 아직”
금융권 안팎선 실효성 반감 우려 목소리도
‘회장 임기 최대 6년 제한’ 명문화 유력


[금융위원회]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부터 추진해 온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가 청와대와의 막바지 조율이 길어지면서 수개월째 미뤄지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KB금융그룹 차기 회장의 1차 최종 후보군(숏리스트) 확정 전에는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2일에도 아직 발표 일정을 잡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당국의 발표 지연으로 지배구조 개혁 동력 자체가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 의견이 나온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해 청와대에 보고한 상태다. 다만 청와대와 협의 등 막바지 검토 프로세스가 길어지면서 최종 확정 및 발표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당국 차원의 조율은 사실상 마무리됐으나 청와대 재가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대통령 지시사항으로 대통령의 의중이 중요하다 보니 발표 시점 등을 예측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국 안팎에서도 발표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이미 오래 끌어온 대책인 만큼 시장의 피로감이 상당한 데다 발표가 지연될수록 실효성마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오는 15일로 예정된 대통령 업무보고 전에는 최종안을 도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따로 발표하지 않고 업무보고 과정에서 공개할 여지도 있다는 전언이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 마련에 돌입한 건 지난해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금융위 업무보고 자리에서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를 두고 “부패한 이너서클(핵심층)”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당국은 즉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개선 작업에 착수했고 주요 금융지주의 주주총회가 집중되는 3월 안에는 최종 개선방안을 내놓겠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시한으로 못 박았던 3월을 지나 새로운 분기가 넘어가도록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금융위는 지난 3월 중순 한 차례 개선방안 발표를 예고했다가 돌연 취소하기도 했는데 이를 두고 시장에선 금융위·금감원 간 이견설 등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원장이 직접 나서 “개선 방향성은 합치됐으나 세부 방법론을 두고 논의 중”이라고 해명했으나 당국의 공언은 무색해졌다.

일각에서는 당국의 발표 지연으로 개선 동력이 약화됐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지난 3월 주총에서 진옥동 신한금융·임종룡 우리금융·빈대인 BNK금융 회장은 연임을 확정했고 사실상 이번 개선안이 직접적으로 적용되는 첫 타자가 될 KB금융 회장 선임 절차도 이미 본격화됐다.

KB금융은 오는 3일 회추위를 열고 숏리스트 6명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약 두 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8월 27일 숏리스트를 3명으로 압축하고 9월 11일 최종 후보자 1인을 확정할 방침이다.

이번 개편안에는 CEO 선임 절차와 이사회 독립성, 성과보수 체계 개선 방안 등이 중점적으로 담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지주 회장의 경우 연임을 한 차례만 허용해 총임기를 최대 6년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관련 법에 명문화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언급된다.

금감원은 최근 은행권 내부통제 워크숍에서 은행지주 지배구조 점검 결과를 공유했는데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경영진의 참호 구축에 이용되는 편법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하며 제도 개선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적기를 스스로 놓치면서 시장에서도 지배구조 개선 이슈가 한풀 꺾인 건 사실”이라며 “상당 부분 논의가 이뤄졌다면 조속히 방안을 발표해 다가오는 지주 회장 및 행장 선임 절차에 실효성 있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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