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과 ‘협조’ 사이…세계인의 마음지도를 보다

문화가 다르면 마음도 다를까 기타야마 시노부 지음 박준하 옮김 김영사


기타야마 시노부 미시간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와 우치타 유키코 교토대학교 심리학 교수는 유럽계 미국인과 일본인을 대상으로 ‘행복’의 특성을 열거하도록 요청했다. 미국 참가자들이 제시한 특징의 대부분은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 ‘중요한 과제를 잘 해내는 것’, ‘연인과 잘 지내는 것’과 같이 긍정적인 것이었다. 이에 비해 일본 참가자들이 제시한 특징에는 긍정적인 것들에 더해 ‘타인의 부러움을 사게 되는 것’, ‘행복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 것’과 같은 부정적 특징도 약 40%나 포함돼 있었다. 문화에 따라 구성원이 느끼는 ‘행복감’이 대조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기타야마 교수의 신간 ‘문화가 다르면 마음도 다를까’는 문화마다 사람들의 인지, 감정, 동기가 어떻게, 왜 달라지는지, 인간 마음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저자는 일본과 한국을 포함하는 동아시아와 서양을 비롯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중동 및 북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남아시아 등 문화권별 심리적 중심 경향을 실증적 사례를 들어 분석한다.

저자는 서양의 경우 자기 독립성과 개인주의를 강조한다고 봤다. 자기 이익이 행동의 궁극적 결정 요인이 되고, 자율성과 자기표현이 두드러진다. 서양인은 매우 자기고양적이며 목표와 관련된 대상에 인지의 초점이 맞춰진다.

반면 동아시아는 자기와 타자의 조화를 중시하며 집단주의적 사고를 지닌다. 사회적 규범과 기대에 부응하는 협조성이 높고, 인지와 추론에서도 포괄적이며 관계성을 살핀다. 동아시아인은 자기고양을 절제하며 자기비하가 나타나기도 한다. 중동·북아프리카는 서양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자기주장적 협조성을 보인다. 자기고양적이고 자기주장이 강하지만, 이는 소속 집단에 대한 헌신의 증표로 풀이된다. 개인의 힘으로 집단을 지킨다는 목표다. 라틴아메리카의 경우 감정을 강하게 표출하지만 서양과 같은 개인 내면의 감정보단 집단에 대한 협조성을 담고 있다. 타자와의 연결을 가리키는 친근감 같은 감정이 주를 이룬다.

저자는 서양 문화가 패권적인 것은 문화 진화의 시간 축에서 보면 극히 최근에 한정된다는 점도 짚는다. 역사의 길이를 볼 때 서양과 비서양의 유사성은 비서양에서 서양 방향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라는 것이다. 문화는 그 안에 속한 개인에게 심리적 영향을 미치고, 개인을 통한 전승은 해당 문화의 특성을 더욱 강화한다. 문화적 다양성과 배경을 이해하면 다른 문화권의 타자는 물론 자신의 마음까지 더 깊이 성찰하게 된다.

저자는 문화심리학을 통해 갈등과 분열로 가득한 현대 사회의 이해와 다른 문화권 간의 연결을 모색한다. 문화적 특성들을 인류가 공동의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한 문화적·심리적 자원으로 재해석하고, 이문화 간의 상호보완적 관계 구축을 제안한다. 예컨대 라틴아메리카의 감정 표현과 동아시아의 갈등 회피가 결합된다면 감정적 유대를 유지하면서도 대립을 피하는 새로운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양식이 탄생할 수 있다.

저자의 제언처럼 문화심리적 다양성을 통해 그 속에서 보편성을 찾고, 각 문화권이 머리를 맞댄다면 단절을 넘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가능성이 좀 더 높아질 것이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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