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나노 앞세운 삼성 파운드리 부활 청신호

공정 경쟁력 강화, 추가수주도 기대
美 테일러 공장 발판, 수주 본격화
1위 TSMC 공급 차질 대안 급부상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구축한 파운드리 신공장 전경. [게티이미지]


삼성전자가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의 자체 AI 칩 수주에 한 걸음 다가서면서 파운드리사업부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한층 더 커지고 있다.

특히 앤트로픽과 2나노미터(㎚) 공정을 바탕으로 협력을 논의하고 있는 것에 대해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수주로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 경쟁력 입증으로 추가 고객사 확보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아울러 세계 파운드리 1위 대만 TSMC에 AI 칩 위탁 주문이 몰리면서 공급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확실한 대안으로 자리잡게 되는 만큼 매출 확대 및 수익성 제고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3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생성형 AI 모델 ‘클로드’로 잘 알려진 앤트로픽은 자사 AI 칩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기기 위해 세부사항을 조율 중이다.

최근 엔비디아의 AI 추론 전용 칩 ‘그록3 언어처리장치(LPU)’를 비롯해 테슬라·애플 등 대형 고객사 물량을 잇달아 따낸 삼성전자로선 또 하나의 대형 고객사 확보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앤트로픽은 ‘챗GPT’를 개발한 오픈AI, ‘제미나이’를 선보인 구글이 버티고 있는 생성형 AI 모델 시장에서 ‘클로드’를 앞세워 단기간에 체급을 끌어올리며 경쟁하고 있는 신생 기업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앤트로픽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며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과 함께 ‘전략적 인프라 파트너’로 투자에 참여한 바 있다.

이들 메모리 3사 중 유일하게 삼성전자만이 파운드리 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향후 앤트로픽이 자체 AI 칩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기며 협업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일찍이 제기돼 왔다.

시장의 예상대로 앤트로픽이 삼성전자를 파트너로 낙점할 경우 파운드리 사업에도 청신호가 켜진다. 현재 파운드리사업부는 오는 2028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추가 고객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도 최근 내부 경영현황 설명회에서 “내년 흑자 전환은 쉽지 않아 보이지만 2028년에는 흑자 달성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작년 7월 테슬라와 22조8000억원 규모의 AI 칩 공급 계약을 맺은 파운드리사업부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할 수주 효과를 바탕으로 이듬해 완전한 부활을 노리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구축한 파운드리 신공장이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는 점도 반등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테일러 공장은 2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테슬라의 AI 칩을 생산해 공급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미국 공장에서 선단 공정을 통한 칩 생산이 가능한 점을 적극 어필하며 현지 빅테크 고객사 추가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테슬라에 이어 앤트로픽까지 품을 경우 파운드리 2나노 공정의 신뢰성은 더욱 높아지게 돼 미국 현지 수주 활동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 개최한 ‘세이프 포럼 2026’에서도 AI 반도체 고객사의 제품 경쟁력 향상을 위한 혁신 전략 중 하나로 차세대 2나노 공정 기술을 언급하기도 했다.

앞으로 실제 수주 실적이 더해질 경우 2나노 공정 라인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8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5)의 가장 밑단인 베이스 다이도 자사 파운드리의 2나노 공정을 적용해 개발 중이다.

올 2월 엔비디아에 가장 먼저 양산 출하한 6세대 HBM4의 베이스 다이를 자사 파운드리 4나노 공정으로 개발한 데 이어 HBM5는 그보다 앞선 2나노를 적용해 기술 격차를 꾀하고 있다.

외부 고객사 확보와 동시에 내부 HBM의 출하 확대는 향후 파운드리사업부의 수익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앤트로픽 물량 수주를 통해 시장으로부터 TSMC의 대안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 고전하던 삼성 파운드리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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