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은행 채널 앞세워 투자자 접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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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국기를 배경으로 한 비트코인 이미지. [123rf] |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디지털자산의 변동성을 경계하며 트레이딩 서비스 도입을 꺼렸던 독일 지역 은행들이 연이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고객 수요가 커지자 평소 거래하던 은행을 통해 디지털자산을 사고팔 수 있도록 문을 연 것이다.
독일 협동조합은행과 저축은행이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디지털자산 거래 서비스를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두 은행 그룹이 합쳐 수천만명의 고객을 보유한 만큼 독일 디지털자산 시장의 저변도 크게 넓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독일 내 약 650개 협동조합은행 가운데 일부는 이미 대형은행 DZ방크가 개발한 디지털자산 거래 플랫폼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해당 플랫폼에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카르다노 등을 거래할 수 있다.
이에 더해 독일 데카방크에서는 약 340개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디지털자산 거래 상품을 개발 중이다. 데카뱅크는 올해 말 관련 서비스를 출시한뒤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으로 개별 지역은행들은 자체적으로 서비스 도입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디지털자산 트레이딩 서비스에 대한 시장 초기 관심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르쿠스 베렌팽어 DZ방크 상품솔루션·은행영업 총괄은 “향후 세 자릿수 규모의 은행이 해당 상품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독일 은행권의 이 같은 움직임은 불과 4년 전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저축은행들은 디지털자산의 높은 변동성을 이유로 개인 고객 대상 거래 플랫폼 제공을 거부했다. 디지털자산 투자에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서다.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독일 금융 환경도 디지털자산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꼽혀왔다. 독일은 정부의 대규모 재정적자를 제한하는 이른바 ‘부채 브레이크’를 운용해왔을 만큼 재정 보수주의 성향이 강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일부 지역에서는 신용카드 사용을 꺼리는 분위기도 남아있었다.
그러나 디지털자산 투자 수요가 커지면서 현지 은행들도 태도를 바꾸는 추세다. 디지털자산 인프라 기업 뵈르제 슈투트가르트 디지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독일 응답자의 약 25%가 디지털자산에 투자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이탈리아(24%)와 프랑스(23%) 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특히 독일 소비자들이 디지털자산 거래 플랫폼보다 기존 주거래 은행을 더 신뢰한다는 점도 은행권의 시장 진입에 힘을 싣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주거래 은행을 신뢰한다고 답한 비율은 약 38%로 전문 디지털자산 거래 플랫폼을 신뢰한다는 응답 19%의 두 배에 달했다.
디지털자산 거래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VR방크 뷔르츠부르크에서는 현재 수백명의 고객이 관련 상품을 이용하고 있다. 클라우스 레더 VR방크 뷔르츠부르크 이사는 “이제 고객들은 익숙한 환경에서 거래할 수 있다”며 “디지털자산이 주식과 채권, 비상장시장 투자와 나란히 일반적인 자산군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디지털자산 거래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보기보다는 기존 고객을 붙잡고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디지털자산 거래 서비스를 출시한 베스터발트방크의 랄프 쾰바흐 이사회 의장은 “지역 은행이 디지털자산 트레이딩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젊거나 기술 친화적인 고객 등 특정 시장 부문에서 존재감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지역 은행의 디지털자산 거래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존 은행 고객들이 손실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코피에르 게오르크 프랑크푸르트 금융경영대학원 교수는 “저축은행과 협동조합은행들이 디지털자산 시장으로 향하는 수문을 열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며 “이들 은행의 전통적인 고객들은 디지털자산의 위험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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