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과실도 ‘자차 자기부담금’ 돌려받을 수 있다

대법 “상대 과실 비율만큼 배상 청구 가능”
기존 하급심 뒤집어…운전자 권리 확대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연합]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 A씨는 교차로에서 쌍방과실로 교통사고를 당했다. 차량 수리비로 총 270만 원이 나왔지만, 자신의 자동차보험(자차)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자기부담금 약정’ 때문에 50만 원을 제외한 220만 원만 보상받았다. 억울한 마음에 상대방 차량 보험사를 상대로 내지 않아도 될 50만 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A씨처럼 쌍방과실 사고로 운전자가 직접 부담한 자차 자기부담금을 상대방 보험사로부터 돌려받을 수 있는 길이 명확해졌다.

쌍방과실 교통사고에서 운전자가 부담한 자동차보험 자기부담금을 상대방 보험사에 청구해 받을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A씨가 손해보험사 B사를 상대로 낸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1심과 2심 재판부는 A씨가 스스로 자기부담금 약정이 포함된 자차보험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을 근거로, 상대 보험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보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자기부담금 중 상대방 책임 비율에 상응하는 만큼은 상대방에게 별도로 청구해 받아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는 올해 1월 대법원이 공개변론을 거쳐 판시한 법리를 재확인한 것이다.

당시 대법원은 “자기부담금 약정은 피보험자와 보험자 사이에 일정 액수 내지 비율의 금액을 보험자가 부담하지 않고 피보험자가 부담하기로 한 약정”이라며 “자기부담금 중 적어도 피보험자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금액 부분은 최종적으로 피보험자가 부담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즉, 보험사가 쌍방 과실비율이 확정되기 전에 자기부담금을 공제하고 보험금을 지급하는 ‘선처리 방식’을 취했더라도, 운전자는 상대방 과실만큼의 자기부담금을 상대 보험사에 요구할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대법원은 이 경우 “상대방의 보험사가 운전자측 보험사를 상대로 이미 지급한 구상금 중 일부에 대해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에서도 A씨의 보험사는 사고 상대방 측인 B사에 전체 차량 수리비 중 상대방 과실 비율에 해당하는 구상금 108만 원을 이미 전액 지급받은 상태였다.

이에 B사는 이미 A씨의 보험사에 지급한 금액 중 ‘제3자(상대방) 책임 비율에 상응하는 자기부담금 부분’에 대해 부당이득 반환을 구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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