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달리자 빌려서도 투자했다…‘빚투’ 62조, 증권사는 이자로 1.4조 벌어[투자360]

2분기 신용융자·주식담보대출 하루 평균 61.9조 ‘역대 최대’
신용융자 잔고 38조원 돌파…증권사 이자수익 1분기보다 9% 증가
신용공여 한도 임박에도 증자 잇따라…하반기 ‘빚투’ 더 늘어날 수도


코스피가 8,000선을 회복한 지난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및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종가가 표시돼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40.25포인트(5.76%) 오른 8,088.34,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1.69포인트(0.19%) 상승한 868.41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 9000선을 돌파하는 등 역대급 상승장을 연출한 올해 2분기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도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거나 보유 주식을 담보로 다시 투자한 자금이 하루 평균 62조원에 육박했고,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이 이들 대출에서 거둔 이자수익도 1조4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하루 평균 35조941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분기 평균(31조126억원)보다 15.9%(4조9292억원) 증가한 것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린 뒤 아직 상환하지 않은 금액으로, 개인 투자자의 ‘빚투’ 규모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2분기 초 32조원 수준이던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달 24일 38조6328억원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예탁증권담보융자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2분기 하루 평균 잔액은 25조9666억원으로 1분기 평균(26조296억원)보다 소폭 줄었지만, 줄곧 24조~26조원대를 유지했다.

예탁증권담보융자는 담보로 제공할 수 있는 종목이 제한되고 담보로 맡긴 주식을 자유롭게 매도할 수 없어 신용융자만큼 변동성이 크지는 않다. 다만 업계에서는 최근 증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생활자금 마련보다 추가 투자 목적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주식담보대출이 현금 인출이나 사업자금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됐지만 최근에는 증시 활황 영향으로 상당 부분이 다시 주식시장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용융자와 예탁증권담보융자를 합친 2분기 전체 ‘빚투’ 규모는 하루 평균 61조9084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분기 평균(57조423억원)보다 8.5% 증가한 규모다.

증시 활황은 증권사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신용융자는 증권사와 대출 기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통상 연 8~9% 수준의 금리가 적용된다. 일주일 이내 단기 대출은 연 5%대, 180일을 넘기면 연 10%에 육박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한 달 이상 이용 시 연 9% 안팎의 금리를 적용한다.

이를 기준으로 2분기 하루 평균 신용융자 잔액(35조9418억원)에 연 9%의 금리를 적용하면 증권사들이 거둔 추정 이자수익은 약 8086억원에 달한다.

예탁증권담보융자는 15일 이내 이용 시 연 7% 후반, 한 달 이상이면 연 8% 중후반 수준의 금리가 적용된다. 하루 평균 잔액(25조9666억원)에 연 8.5%를 적용하면 약 5517억원의 이자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이를 합하면 2분기 증권사들이 ‘빚투’ 대출을 통해 벌어들인 이자수익은 약 1조3603억원에 이른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1분기 추정 이자수익(1조2508억원)보다 8.7% 증가한 규모다.

실제 지난 1분기 국내 10개 대형 증권사가 신용융자만으로 거둔 이자수익은 약 6000억원에 달했다.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위탁매매 수수료뿐 아니라 신용융자 이자도 증권사 실적을 떠받치는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신용융자 잔고는 38조원 안팎에서 횡보하고 있다. 증권사가 고객에게 빌려줄 수 있는 신용공여 규모는 자기자본의 100%를 넘을 수 없어 상당수 증권사가 한도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빚투’ 증가세가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최근 잇따라 자본 확충에 나서면서 신용공여 한도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자기자본이 늘어나면 투자자들에게 빌려줄 수 있는 자금도 함께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증시 상승기에는 신용투자가 수익률을 높이는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시장이 급락할 경우 반대매매가 한꺼번에 쏟아져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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