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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연구를 수행한 한국뇌연구원-강원대 공동 연구팀.[한국뇌연구원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단기간 사회적 고립이 사회적 의사결정 과정에 변화를 유도하는 원리를 밝혀냈다.
한국뇌연구원(KBRI)은 정서·인지질환 연구그룹 김정연 박사와 강원대학교 채세현 교수 공동연구팀이 단 하루의 사회적 고립만으로도 뇌 속 특정 세로토닌 수용체가 증가하고, 이 변화가 사회적 대상에 대한 가치 판단을 바꾸어 익숙한 개체를 더 선호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6일 밝혔다.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은 우울증, 불안장애 등 다양한 정신질환의 주요 위험요인이다. 그러나 짧은 기간의 고립이 사회적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이러한 변화가 뇌에서 어떻게 발생하는지는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단기 사회적 고립이 사회적 선호도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이 과정에서 뇌 시상상부에 위치한 외측고삐핵(Lateral Habenula, LHb)의 역할을 규명하고자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생쥐를 24시간 동안 단독으로 격리한 뒤, 익숙한 개체와 새로운 개체를 동시에 만나게 했다. 일반적으로 생쥐는 새로운 개체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지만, 사회적으로 고립된 생쥐는 반대로 익숙한 개체에게 더 많이 접근하는 행동을 나타냈다. 이는 사회적 고립이 단순히 사회성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대상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팀이 고립된 생쥐의 뇌를 분석한 결과, 외측고삐핵에서 세로토닌 수용체의 일종인 5-HT4 수용체(5-HT4R)의 발현이 정상 생쥐보다 2.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로토닌은 감정과 기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알려져 있다.
또한 사회적 고립 상태에서는 외측고삐핵으로 전달되는 세로토닌 신호가 감소했으며, 증가한 5-HT4 수용체는 줄어든 세로토닌 신호를 보완하기 위한 뇌의 적응적 반응임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5-HT4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약물을 처리한 결과, 사회적 고립으로 손상된 신경세포 간 연결 조절 기능(시냅스 가소성)이 회복되고 과도하게 증가한 신경세포의 흥분성도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우울증, 사회불안 장애, 자폐스펙트럼 장애, 조현병 등 사회적 기능 저하가 동반되는 정신질환에서 ‘외측고삐핵’이 새로운 치료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정연 박사는 “사람은 누구나 짧은 기간의 고립만으로도 사회적 관계를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며 “이번 연구가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으로 인한 정신건강 문제를 이해하고 치료하는 데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Cell Reports’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