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꽃은 때리는 데 쓰는 게 아니다”…정치판 화환 논란에 쓴소리

가수 하림. [헤럴드POP(현 헤럴드뮤즈) 제공]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가수 하림이 정치적 이슈에 사용되는 근조화환 문화를 향해 “꽃은 때리는 데 쓰는 게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6일 하림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꽃으로 하는 고약한 짓들”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하림은 “언젠가부터 정치적 공격을 근조화환으로 하는 기괴한 문화가 생겼다”며 “죽음을 연상시켜 받는 이의 기분을 망치겠다는 악의적인 의도”라고 지적했다.

하림은 “한쪽에는 근조가, 다른 한쪽에는 응원 화환이 즐비했던 기억이 있다”며 “그 앞을 지나면서 ‘꽃집 대박 났겠네’, ‘저 쓰레기는 누가 치우나’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기형적인 유행 덕에 꽃집들은 잠시 매출을 올릴지 모르겠지만, 길가에 늘어선 화환들에서는 꽃이 주는 기쁨이나 생명력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며 “그저 고약한 습성이 만들어낸 ‘꽃 낭비’일 뿐”이라고 했다.

이어 “인간은 아주 오래전부터 말로 다 하지 못하는 슬픔을 다독이거나, 차마 전하지 못한 사랑을 고백할 때 꽃을 건넸다”며 “과거엔 폭력적인 총구에 꽃을 꽂아 평화를 말하던 이들이 있었다”고 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지난 6월 29일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배재고와 광주제일고의 경기중 5·18민주화운동을 희화화하는 구호를 외쳐 물의를 일으킨 배재고 야구부에 대해 6개월 출전 정지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3일 오전 서울 강동구 배재고등학교 입구에 화환이 놓여있다. 임세준 기자


특히 하림은 최근 배재고등학교 앞에 늘어선 화환을 언급하며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누가 아이들의 학교 앞에까지 근조화환을 보내는가. 정치적 이슈에 편승하려 보내는 응원의 화환도 마찬가지”라며 “죽은 이의 넋을 기리는 순수한 애도의 자리에 쓰이던 ‘근조’라는 엄숙한 단어가, 어떻게 오늘날 살아있는 이를 조롱하는 단어로 타락했는가”라고 반문했다.

하림은 끝으로 “거리에 가득 찬 조화는 결국 우리 사회의 감정이 그만큼 메말라가고 있다는 서글픈 증거”라며 “타인을 해치기 위해 무기화된 꽃은 더 이상 꽃이 아니다. 우리마저 이 혐오의 방식에 익숙해지기 전에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지켜내는 최소한의 품격을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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