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섬유·연료까지…진화하는 ‘산업용 GMO’

동물 원료, 재조합 단백질로 대체 추세 KAIST, 석유 없는 나일론 생산에 성공 GMO미생물 연료·소재로 활용하기도

 

[헤럴드DB]

GMO는 식품과 사료용 이외에도 의약품, 화장품, 화학연료 등 산업 원료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화장품·바이오소재 분야에서는 동물유래 원료를 미생물 발효 기반 재조합 단백질로 대체하는 추세다. 중국의 한 기업은 효모 발현시스템을 이용한 재조합 콜라겐 생산 기술을 다루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휴온스랩이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으로 항체의약품 제형 전환 기술을 개발해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CJ제일제당은 미생물이 세포 내에 축적하는 생분해성 고분자 PHA의 상용화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으며, 국내 정부 R&D에서도 합성생물학·비건 프로세스 기반 화장품 신소재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섬유 분야에서도 산업적 활용이 커지고 있다. 일본 Spiber는 거미·양 등 동물의 유전정보를 미생물에 도입해 발효로 단백질 섬유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이미 의류 산업에 본격 진입했다.

식물성 바이오매스를 먹이로 삼은 미생물이 발효 과정에서 특정 단백질을 합성하고, 이를 가공해 실크·울·캐시미어와 유사한 질감의 섬유로 만드는 방식이다.

이상엽(오른쪽)KAIST 교수팀은 동물 유전정보 이식이 아닌 미생물 자체의 대사회로를 재설계하는 방식으로 나일론의 핵심 원료를 석유 없이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또 지난 5월에는 바이오디젤 생산 부산물인 글리세롤로부터 나일론6 및 나일론6,6의 핵심 단량체3종(아디픽산, 헥사메틸렌다이아민, 엡실론 카프로락탐)을 모두 생산하는 대장균 기반 모듈형 플랫폼을 개발했다. 의류·자동차 부품 등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나일론 원료 전체를 석유 없이 미생물로 만드는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바이오 기반 석유화학 대체 가능성을 한층 구체화한 성과로 평가된다.

메커니즘은 다르지만 두 사례 모두 GMO 미생물을 매개로 한 산업적 생산이라는 공통점을 가지며, 산업용 GMO의 적용 범위가 화학·식품을 넘어 섬유·의류 소재로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바이오화학산업에서도 미생물 세포공장의 역할이 한층 고도화되고 있다.

KAIST 연구팀은 5종의 대표 산업용 미생물을 대상으로 235종의 화학물질 생산 가능성을 평가한 ‘세포공장 설계도’를 발표했다.

‘소재 생산’과 ‘환경정화’를 동시에 노리는 연구도 주목된다. 미국 미주리대 연구진은 오렌지향 성분인 리모넨(limonene)을 생성하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조류(algae)를 개발했다. 이 조류는 표면이 소수성을 띠어 수계 미세플라스틱을 자연스럽게 포집·응집시키고, 폐수의 과잉 영양분을 흡수해 수질을 정화하면서, 나아가 바이오플라스틱 생산까지 하나의 공정으로 결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는100리터 규모 바이오리액터에서 배양되며 산업 배출가스 처리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김 센터장은 “국내에서 개발된 산업용 유전자변형 미생물은 섬유, 연료, 소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면서 “정부는 관련 연구개발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으며, 안전관리 제도와 정책의 효과적 개선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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