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중립’ 걱정에 지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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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은 7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혐오·역사왜곡 표현 교사·청소년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교조 제공]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최근 고교야구대회에서 5·18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응원 구호가 사용돼 논란이 되는 가운데 교사 10명 중 9명이 학교 현장에서 혐오·차별·역사왜곡 표현을 접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은 7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혐오·역사왜곡 표현 교사·청소년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초·중·고 교사 1109명과 초6~고3 청소년 163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최근 1년간 학생의 말이나 과제물, 발표 등에서 혐오·차별·역사왜곡·민주주의 부정 표현을 직접 목격했다는 교사는 73.9%였다. 동료 교사나 학생을 통해 전해 들었다는 응답은 15.4%로, 이를 합치면 교사 89.3%가 학교 현장에서 관련 표현을 접한 셈이다. 중학교 교사의 직접 목격 비율은 81.7%로 가장 높았다.
학생들이 이런 표현을 사용하는 상황은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 등 학생 간 대화가 77.3%로 가장 많았다. 수업 중 발언도 52.6%, 과제물·발표 자료도 20.8%로 나타났다. 전교조는 온라인에서 유통되던 혐오·조롱 표현이 학생들의 사적 대화를 넘어 수업과 과제 등 공적인 학습 공간까지 들어왔다고 분석했다.
교사들이 가장 많이 접한 표현은 정치인 또는 역사적 인물의 죽음·비극을 조롱하는 표현이었다. 교사 88.9%가 해당 표현을 접했다고 답했다. 이 중 58.2%는 “반복적으로 자주” 접했다고 했다.
청소년 조사에서도 문제의식은 확인됐다. 최근 고교야구부 혐오 응원 논란을 알고 있다는 청소년은 62.5%였다. 응원이나 장난의 형태라도 다른 사람이나 지역, 역사적 아픔을 조롱하는 표현이면 문제가 있다고 답한 비율은 80.6%였다. 반면 “친구들끼리 쓰는 말이라면 큰 문제는 아니다”는 응답은 2.9%에 그쳤다.
혐오·차별·조롱 표현 때문에 본인 또는 주변 사람이 상처받거나 기분 나쁜 적이 있다는 청소년도 44.8%였다. 청소년들이 관련 표현을 주로 접하는 경로는 유튜브 53.1%, 인스타그램 51.6%, 틱톡 33.6% 순이었다.
교사들은 학생 지도 과정의 어려움도 호소했다. 혐오표현·차별·역사왜곡 문제를 교육적으로 지도하기 어려운 이유로는 “정치적 중립 위반으로 문제 삼을까 우려된다”는 응답이 69.9%로 가장 많았다. “학부모 민원이나 외부 공격이 우려된다”는 응답도 60.1%였다.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이 문제를 제대로 다뤄야 한다고 봤다. 필요한 대책으로는 “학교에서 혐오표현과 역사왜곡 문제를 제대로 배우는 것”이 55.3%로 가장 높았다.
전교조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생활규정에 혐오·차별·역사왜곡 표현에 대한 교육적 조치 근거를 명시하고 교사가 헌법적 가치와 역사적 사실을 가르칠 수 있도록 교육활동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