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 시간에 문제집 한 장 더”…성적 위해 운동 줄인 부모들이 놓친 사실 [후암동 논문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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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학생이 무슨 운동이냐, 엉덩이 무거운 사람이 이기는 거다”, “놀 시간에 문제집 한 장 더 풀어” 많은 부모가 아이에게 이렇게 말한다. 성적을 위해서라면 뛰어노는 시간부터 줄이는 게 당연하다고 여긴다.

그렇지만 오히려 운동을 줄이고 책상에 오래 앉혀 놓을수록 공부에 집중하는 시간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 심리학(Frontiers in Psychology)에 중국 청두체육대 주원타오 교수와 친루이 교수 연구팀은 중국 중학생 3786명을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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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많이 한 아이, 공부 슬럼프도 덜했다


연구팀은 광둥성, 쓰촨성, 저장성, 베이징, 허난성, 하이난성 등 중국 6개 지역 중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2025년 10월부터 2026년 1월까지 4320명에게 설문지를 나눠주고, 불성실하게 답한 것을 걸러낸 3786명분을 최종 분석했다.

연구팀은 운동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 “얼마나 세게 하는지”, “얼마나 오래 하는지” 세 가지로 나눠 물었다. 그런데 셋 다 공부 슬럼프를 낮추는 효과가 거의 똑같았다. 일주일에 여러 번 가볍게 걷는 학생이나, 한 번씩 격하게 운동하는 학생이나 효과 차이가 크지 않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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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슬럼프는 단순히 공부가 하기 싫은 권태감을 넘어 정신적·신체적 에너지가 완전히 바닥난 상태를 말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어떤 운동을 세게 해야 효과가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몸을 움직이는 습관 자체가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했다. 매일 학원과 숙제에 치여 사는 아이라도 굳이 격한 운동이 아니어도 몸을 움직이기만 하면 그만큼 슬럼프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저축과 소비의 비유로 설명했다. 매일 이어지는 공부 스트레스로 에너지를 계속 쓰기만 하고 채워 넣지 못하면 결국 지쳐 나가떨어지는데, 운동이 이 에너지를 다시 채워 넣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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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례지만, 낯설지 않은 이야기


이번 조사는 중국 학생을 대상으로 했지만, 학업 경쟁이 치열하고 시험 성적에 민감한 사회 분위기는 한국과 비슷한 구석이 많다. 학원과 야간자율학습으로 하루를 채우고 운동은 “시간 낭비”로 취급받는 분위기도 낯설지 않다.

실제로 이번 논문이 인용한 선행 연구들만 봐도 비슷한 결과가 여러 번 반복됐다. 중국 농촌 지역에 남겨진 아동을 조사한 연구에서도 운동이 공부 슬럼프를 낮췄고, 초등학생과 대학생을 조사한 연구에서도 “운동을 많이 할수록 공부 슬럼프가 줄어든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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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연구팀은 이번 조사가 한 시점에 학생들에게 딱 한 번 물어본 결과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운동을 많이 해서 공부 슬럼프가 줄어든 것인지, 아니면 반대로 공부 슬럼프가 적은 학생이 원래 운동을 더 좋아하는 것인지는 이번 조사만으로 완전히 가려낼 수 없다는 뜻이다.

또한 설문은 학생들이 스스로 답하는 방식이었다. 실제보다 자신을 좋게 포장해서 답했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연구팀은 여러 방법으로 오류가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걸 확인했지만, 가능성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학교가 운동을 “공부 슬럼프를 확실히 없애주는 치료법”으로 단정하기보다는, 아이들의 학업 적응을 도와주는 여러 방법 가운데 하나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운동할 시간에 공부나 더 해라”는 식의 공부법은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이 이번 조사로 뚜렷해졌다. 연구팀은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같은 학생들을 오랜 기간 지켜보는 후속 연구를 통해 더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참고논문


DOI : 10.3389/fpsyg.2026.1829239

논문 정보 : Zhu WT, Qin R, Tan X and Zhao X (2026) Can middle school students counteract academic burnout through physical exercise? A cross-sectional study from China. Front. Psychol. 17:1829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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