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교통비 뿌리고 패드 나눠주고…넘쳐나는 돈 ‘교육교부금 개편’ 교육부도 달라졌다 [세상&]

현금성 지원·교직원 복지·기금 적립 논란 반복
교육부 “교부금 개편해…정부에 자체 안도 제시”
기획예산처 산정 방식 개편, 교육부는 절충안 모색
8일 공개 토론회서 부처 간 이견 조율 본격화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현금성 지원·교직원 복지·대규모 기금 적립 등으로 쓰이면서 ‘방만 운용’ 논란이 반복되어 온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챗GPT로 제작]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반도체 업황의 기록적인 호황에 세수의 폭발적인 증가 영향으로 불어나고 있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부금)이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현금성 지원·교직원 복지·대규모 기금 적립 등으로 쓰이면서 ‘방만 운용’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 학생 수가 급감하는 상황에서도 교육청 재정은 세수에 연동돼 증가하고, 이에 쓰고 남은 돈이 기계적으로 기금으로 쌓이면서 제도 개편의 목소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이 돈이 현금성·복지성 사업으로 방만하게 사용되면서 이런 제도 개편론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결국 방어적인 입장을 보이던 교육부 마저 이에 공감하는 분위기도 돌아선 것으로 확인됐다.

6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가 교부금 개편 논의에 돌입한 가운데 교육부도 현행 내국세 자동연동 방식의 개편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교육부는 기획예산처가 검토하는 내국세 연동률 인하나 경상성장률·명목 국내총생산(GDP) 연동 방식에 곧바로 동의하기보다는 초·중등 재정 안정성을 유지하는 범위에서 교부금 배분 방식을 조정하는 절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교육부 내부 기류도 과거와는 달라졌다. 그동안 교육부와 교육계는 “학생 수가 줄어도 학교 고정비는 쉽게 줄지 않는다”며 교부금 축소론을 반대해 왔다. 실제 교부금 상당 부분은 교원 인건비, 학교운영비, 시설 유지비 등 경직성 지출에 쓰이고 있다. 농산어촌 소규모학교·특수교육·기초학력 지원·노후시설 개선·디지털 교육 전환 등 학생 수 감소만으로 줄이기 어려운 수요도 적지 않다.

그러나 가파른 속도의 학령인구 감소에도 교부금이 계속 늘어나면서 교육청 재정 운용이 방만하다는 지적이 반복되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일부 시도교육청은 쓰고 남은 재원을 교육재정안정화기금에 대규모로 적립하거나 연말 시설사업을 몰아 집행해 왔다. 또 ▷스마트기기 보급 ▷학교시설 개선 ▷학생 교통비 지원 ▷교육 기본수당 ▷문화예술 바우처 등 현금성·복지성 사업 확대를 둘러싼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감사원 감사에서도 교육청의 재정 운용 부실과 기금 적립 문제가 지적된 바 있다.

특히 지방선거 과정에서 상당수 교육감 후보가 현금성 지원 공약을 내놓으면서 “교부금이 남아도는 것 아니냐”는 재정당국의 문제의식은 더 강해졌다. 교육계는 이를 교육복지 확대라고 설명하지만 정부 안팎에서는 법정 교부율에 따라 자동 배분된 재원이 실제 교육투자 우선순위와 무관하게 쓰이고 있다는 비판이 컸다. 세수 증가분이 학생 수 변화나 중장기 교육수요와 무관하게 교육청 금고로 들어가다 보니 재정 운용의 책임성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교육부도 이런 비판을 완전히 외면하기 어렵기에 교부금 개편 관련 논의를 진행하는 상황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부금 개편 여부에 대해 “우리는 교부금 개편을 한다고 한 상황이고 현재 정부에 교육부 안도 제시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 공식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시도교육청이나 교원단체에 세부 내용을 공개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관계자는 “정부안이 아직 공식적으로 안 됐는데 미리 설명하면 혼란이 올 것 같아 교육계와 논의는 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했다.

교육부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교육교부금 축소를 둘러싼 교육계의 반발이 크기 때문이다. 기획예산처가 교부금 개편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상황에서 교육 현장과 교원단체의 거센 반발을 일단 교육부가 직접 감당하는 상황이다.

시도교육감과 교원단체은 실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교육감협의회는 그동안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 연장 과정에서도 유·초·중등 재원을 고등교육으로 전용하는 방식은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교육계는 정부가 총액 유지와 1인당 교부금 확대를 내세우더라도 산정 방식이 바뀌면 중장기적으로 초·중등 재정 증가세가 꺾일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는 상황이다.

교부금을 둘러싼 논란은 공개 토론을 통해 조율될 전망이다. 기획예산처와 교육부는 오는 8일 오전 10시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육교부금 개편 필요성’을 주제로 약 1시간 동안 공개 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토론회는 KTV와 각 부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이번 토론회는 교부금 개편 논의가 정부 내부 검토 단계를 넘어 공개 정책 논쟁으로 옮겨가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예산처는 학령인구 감소와 세수 자동연동 구조의 괴리를 앞세워 산정 방식 개편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교육부는 개편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초·중등 재정 안정성과 시도교육청 반발 가능성을 고려한 조정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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