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승인’ 가짜뉴스로 비트코인 15분 만에 7% ‘뚝’…시장이 흔들리다 [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소셜미디어(SNS)발(發) 가짜뉴스 한 건이 글로벌 금융투자시장을 크게 뒤흔들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 현물을 추종 자산으로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다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발표했지만, 이내 계정 해킹에 따른 가짜뉴스임이 판명되면서 15분 만에 비트코인 가격이 7% 가까이 급락하며 요동첬다.

최근 SNS의 확산과 더불어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고도화된 가짜뉴스가 삽시간에 퍼져 금융투자시장을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또 한번 이 같은 리스크가 현실화되며 대책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모양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EC는 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SEC의 엑스 계정(@SECGov)이 해킹 당해 승인되지 않은 게시물이 올라왔다”며 “SEC는 비트코인 ETF 상장·거래를 승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SEC 측 관계자는 미 CNBC 방송에 “비트코인 ETF 승인 관련 무단 트윗은 SEC 직원이 작성한 게 아니다”고 확인했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이 9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 옛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소식이 사실이 아님을 설명하고 있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 엑스(X, 옛 트위터) 공식 계정 캡처]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도 서둘러 자신의 엑스 공식 계정을 통해 이와 같은 입장을 전하며 진화에 나섰다.

앞서 SEC 엑스 공식 계정에는 “오늘 SEC가 모든 등록된 국가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다”며 “승인된 비트코인 ETF는 지속적인 투자자 보호를 보장하기 위해 지속적인 감시 및 규정 준수 조치를 받게 된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은 현재 SEC에 의해 삭제된 상태다.

이런 소동이 벌어졌던 짧은 시간 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큰 폭으로 요동쳤다. 미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9일 오후 4시 10분(미 동부시간)께 비트코인 1개 가격은 4만6000달러대 중반에서 4만7901달러까지 3% 가까이 급등했다. 그러나 겐슬러 위원장과 SEC가 승인 사실을 부인하며 진화에 나서자 비트코인 가격은 불과 15분 뒤 4만4702달러로 고점 대비 6.68%나 급락했다. 현물 ETF 승인은 최근 비트코인 투자자들에겐 최대 이슈였던 만큼 호재·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허위로 판명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트윗.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엑스(X, 옛 트위터) 공식 계정 캡처]

금융규제 강화를 추구하는 금융시민단체인 ‘베터 마켓츠’의 데니스 켈러허 대표는 “이번 사건은 오랜 기간 있었던 시장조작과 관련한 가장 끔찍한 범죄 행위 중 하나로 보인다”며 “누군가는 매우 큰 불법적인 수익을 올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날 벌어진 해킹 사건은 최근 수년간 금융투자시장에서 가짜뉴스를 악용해 벌어진 대표적인 범죄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해 5월엔 미 국방부 건물 펜타곤이 폭발하는 사진이 SNS를 타고 급속도로 퍼졌고, 불과 10분새 미 뉴욕증시(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0.3% 하락하기도 했다. 이 사진은 AI가 정교하게 생성한 가짜였다. 비슷한 시기 중국에서도 생성형 AI가 만든 가짜 정보로 인해 AI 음성인식 기업 커다쉰페이(科大訊飛·아이플라이텍) 주가가 장중 한 때 9.16% 폭락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SEC 대변인은 엑스 공식 계정이 해킹된 원인을 아직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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