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국방 “팔레스타인이 가자 통치하게 될 것”

요아브 갈란테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지난달 18일 텔아비브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회담 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이 가자지구 전후 구상과 관련, 팔레스타인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보도에 따르면 갈란트 장관은 이날 “전후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 주민이 주도해야 한다"며 "가자지구의 미래 정부는 가자에서 성장해야 하며,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이 통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치적 우유부단함이 군사작전의 진전에 해를 끼칠 수 있다”며 “군사작전의 종식은 정치적 행위에 기반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이번 전쟁의 종전 구상이 확실히 자리잡혀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번 발언은 이스라엘 전시 내각 합의나 크네세트(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은 개인 의견이다. 다만 전쟁을 이끄는 이스라엘 주요 인사 가운데서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는 물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도 이스라엘에 적대적이라면서, 전후 가자지구 통치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갈란트 장관은 내각 안에서도 강경 일변도인 네타냐후 총리와 그 주변의 극우파 각료와 대립하며 이견을 내 온 만큼 이번 발언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갈란트 장관은 다만 여전히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억류 중인 약 130명의 이스라엘 인질의 생사와 관련해 “하마스가 심리적 학대를 자행하고 있다”며 “하마스는 지속적인 군사적 압력 없이는 인질 석방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마스는 이날 이스라엘 인질 2명의 시신 모습과 함께 다른 인질이 “이스라엘의 공격 때문”이라고 발언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새로 공개했다. 전날은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인해 인질 상당수가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갈란트 장관은 “가자지구 북부에서 고강도 지상전이 끝났다”며 “곧 가자 남쪽에서도 고강도 단계가 곧 끝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가자 남부의 고강도 전투 종료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군은 가자 남부에서 뱀의 머리, 하마스 지도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전투 부대로서 하마스의 칸 유니스 여단은 점차 붕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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