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안보불안에…미국 지난해 무기판매 1년새 16%↑

미 공군 소속 F-35A가 착륙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적 안보 불안이 커지면서 미국이 2023년 회계연도(2022년 10월~2023년 9월)에 판매한 무기 금액이 직전 회계연도에 비해 16% 정도 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무부가 29일(현지시간) 공개한 ‘2023 회계연도 무기 이전과 국방 무역’에 따르면 2023 회계연도(2022년 10월부터 2023년 9월)에 대외군사판매(FMS) 및 일반상업구매(DCS) 방식으로 외국에 판매된 무기 규모는 2384억달러(318조1448억원) 규모다

이는 2022 회계연도(2056억달러)보다 16% 정도 증가한 수치다.

판매방식 별로는 외국 정부가 미국 방산업체와 직접 계약하는 방식의 DCS는 1575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1536억달러)보다 2.5% 증가한 수치다.

특히 정부가 중개하는 FMS 방식을 통한 무기 판매·이전은 전년보다 55.9%가 늘어난 809억 달러(108조원)를 기록했다. 국무부는 “이는 동맹국 및 파트너에 대한 연간 판매·지원 금액 가운데 가장 큰 수치”라고 설명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은 폴란드와 독일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과 굵직한 거래를 했다.

폴란드의 경우 AH-64E 아파치 헬기 구입에 120억 달러(약 16조원),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구입에 100억 달러(약 13조원), 통합 공중·미사일 방어(IAMD) 전투지휘시스템을 위해 40억 달러(약 5조3000억 원), M1A1 에이브럼스 전차 구입에 37억5000만 달러(약 5조원)를 각각 썼다.

독일은 CH-47F 치누크 헬기에 대한 85억 달러(약 11조원), AIM-120C-8 암람(AMRAAM) 공대공 미사일에 대한 30억 달러(약 4조원)의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체코는 F-35 전투기와 군수품 등 구입을 위해 56억 달러(약 7조원)어치를 계약했다. 불가리아는 스트라이커(Stryker) 장갑차 구입에 15억 달러(약 2조원), 노르웨이는 MH-60R 다중 임무 헬기 등 구입에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를 지출했다.

FMS 방식 판매 가운데는 한국에 대한 F-35 전투기 및 관련 군수품(56억2000만달러) 등도 포함돼 있다.

일본은 E-2D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등 구입을 위해 10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매체 폴리티코는 이같은 무기 수출 급증의 배경을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진 탓으로 분석했다.

유럽 등 서방국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보며 언제든 자신들도 러시아의 표적이 될 가능성에 대비해 방위력 증강에 나섰다는 것이다. 또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으로 자국의 무기고가 비어 가자 이를 다시 채우려는 주문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런 상황을 러시아의 방위산업을 약화하는 계기로 삼고자 노력하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무기 수출국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무기 공급자로의 입지가 위협받고 있다고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생산한 무기들을 써야 하는 데다 제재까지 겹치면서 러시아의 방위산업이 압박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에는 러시아의 주요 무기 거래국이던 인도가 제너럴일렉트릭(GE)의 전투기 엔진을 자국에서 생산하는 계약을 미국과 체결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전략에 인도가 호응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미라 레즈닉 국무부 지역안보 담당 부차관보는 “러시아의 방위산업은 실패하고 있고, 계속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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