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살 카터, 호스피스 돌봄 1년 맞아…”순수한 투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로이터]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지미 카터(99) 전 미국 대통령이 연명 치료를 중단하고 자택 호스피스 돌봄을 시작한 지 1년이 흘렀다.

카터 전 대통령이 적극적인 치료 없이 1년이나 생존한 비결에 대해 호스피스 의료계는 “순수한 투지”를 언급했다.

17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카터 전 대통령의 가족은 이날 카터 전 대통령의 호스피스 돌봄 1년을 하루 앞두고 발표한 성명에서 “그가 작년에 호스피스 돌봄을 받기로 결정함으로써 이 중요한 주제가 전국에서 가족 간에 많은 토론을 촉발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카터 전 대통령이 가족과 함께 집에 계속 있다고 전했다.

호스피스 돌봄은 보통 ’6개월 이상 살 수 없다’는 의료진의 판단하에 개시되는데, 카터 전 대통령의 가족은 카터 전 대통령이 상태 호전으로 현재 호스피스 돌봄을 중단했는지, 아니면 돌봄을 계속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다.

역대 최장수 미국 대통령인 카터 전 대통령은 2015년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이 간과 뇌까지 전이됐다는 사실을 밝혔고, 이후에도 여러 건강 문제를 겪다가 작년 2월 18일 연명 치료를 중단하고 호스피스 돌봄을 선택했다.

호스피스 돌봄이란 통상 치료하기 어려운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도록 보살핌과 치료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아내인 로절린 여사도 작년에 치매 진단을 받고 남편과 함께 자택에서 호스피스 돌봄을 받았다. 하지만 돌봄 이틀만인 작년 11월 19일 세상을 떠났다. 카터 전 대통령은 로절린 여사의 추모 예배에 참석,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워싱턴에 있는 미국 호스피스 재단의 최고 의료 책임자인 안젤라 노바스는 “카터 부부가 그렇게 공개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엄청난 일이었다”며 “호스피스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사람들이 호스피스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도록 질문들이 제기됐다”고 평가했다.

미국 노인의료보험 지불 자문위원회(MedPAC)에 따르면, 2021년 사망한 호스피스 환자의 평균 생존 일수는 92일이고 중간값은 17일이다.

로절린 여사는 중간값에 크게 못 미치는 기간 동안 생존했고, 카터 전 대통령은 평균을 훨씬 넘겨 투병을 이어가고 있다.

노바스는 카터 전 대통령이 보여주는 인내의 기저에는 “순수한 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인간의 정신을 측정할 수가 없다”며 “여러 조건으로 인해, 여기에 있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한동안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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