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 온라인에서 주문합니다”…한국만 그렇다고?

유로모니터 ‘글로벌 푸드서비스 트렌드 2024’ 세미나에서 문경선 유로모니터 리서치 총괄이 발표하고 있다. [유로모니터 제공]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글로벌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푸드 시장의 성장에 따라 국가별 특징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 다른 국가와 달리 베이비푸드 구매가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최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글로벌 푸드서비스 트렌드 2024’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유로모니터의 글로벌 데이터를 통해 이커머스 푸드 시장의 트렌드를 짚어본 자리다.

유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 6년간(2018~2023)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은 연평균 21%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성장세에 힘입어 이커머스 ‘푸드’ 시장도 커지고 있다.

문경선 유로모니터 코리아 리서치 총괄은 “지난해 한국의 베이비푸드(분유·이유식·아기 간식) 시장에서 이커머스 비중은 65%에 달했다”며 “전 세계 평균(20%)보다 훨씬 높은 수치로, 다른 국가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한국만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베이비푸드 품목 중에서는 ‘분유’ 구매가 압도적이다. 국내 총 분유 시장(2022~2023년)에서 이커머스 비중은 75%에 달했다. 분유 대부분이 온라인으로 소비자에게 갔다는 얘기다. 분유를 제외한 베이비푸드(이유식·아기 간식)도 이커머스 시장 비율이 전체 시장의 58%를 차지했다.

문경선 총괄은 “최근 분유의 해외 직구(직접구매)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지마켓이 독일 분유의 직구 서비스인 ‘맘마배송’을 시작한 것도 이러한 배경”이라고 말했다. 맘마배송은 주문 후 현지에서 당일출고돼 약 5~7일 안에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그는 “아이가 원하는, 또 우리 아이에게 가장 잘 맞는 음식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 제품을 검색하는 한국 부모들이 많아졌다”고 했다.

미국은 ‘클릭 앤 콜렉트(Click and Collect)’가 이커머스 푸드 시장의 특징으로 꼽혔다. 주로 자가용을 이용하는 미국인은 퇴근길 매장에 들러 온라인 주문 식품을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문 총괄은 “아마존에 대응하기 위해 월마트는 신선식품 이커머스에 더 집중한다는 전략을 세웠고, ‘클릭 앤 콜렉트’ 시스템에 투자하면서 큰 성과를 이뤄냈다”고 사례를 들었다. 향후 글로벌 이커머스 푸드 시장에서 클릭 앤 콜렉트 서비스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지난해 미국의 클릭 앤 콜렉트 서비스 시장은 2020년 대비 21% 성장했다.

다만 국내에선 해당 서비스 이용이 낮은 편이다. 도보 위주의 일상과 새벽배송 및 무료 반품 서비스의 발달, 문 앞 택배 물품을 훔치지 않는 국민성이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영국은 전통 있는 PB(자체브랜드) 제품의 신뢰도가 큰 것이 특징이었다. 문 총괄은 “마켓 브랜드를 중요하게 여기는 영국인은 평소 선호하는 PB 간편식 구매가 높다”고 분석했다.

세미나에서는 외식산업 분야도 다뤄졌다. 한승우 유로모니터 식품외식산업 선임연구원은 “물가 상승으로 비싼 외식 메뉴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품류’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며 “편의점의 프레시푸드나 커피전문점의 포장 음식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외식 대체품류는 품목별로 4%에서 최대 15%까지 성장했다. 그는 “많은 소비자가 구매 최종 단계에서 식재료와 맛 등의 품질 만족도를 중요하게 여기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트렌드 주기가 더욱 빨라지는 상황에서 외식업체들은 가격 경쟁력 외에도 즉각적인 소비자 수요의 대응에 더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승우 유로모니터 식품외식산업 선임연구원 발표 모습 [유로모니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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